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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화웨이에 중국모바일 전문가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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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화웨이에 중국모바일 전문가 빼앗겼다

25년 베테랑 앤디 호 중국 수석부사장 이직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화웨이가 삼성전자 중국법인 모바일사업부의 핵심인재를 스카우트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화웨이는 2일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사업부 최고임원인 앤디 호를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부사장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직전까지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담당 수석 부사장직을 맡고 있었다. 화웨이는 현재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놓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맞소송에 따라 쌍방 특허소송전을 치르고 있는 업체다.
화웨이의 앤디 호 스카웃은 글로벌 스마트폰업체들의 시장경쟁이 특허소송에 이어 인재확보 전쟁으로 확대되는 신호탄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초까지도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으나 이 해 하반기부터 샤오미 등에 밀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화웨이는 세계 2위의 통신장비업체로서 뒤늦게 스마트폰 사업에도 진출해 현재 세계 스마트폰 3위에 올라있다.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컨슈머비즈니스그룹은 화웨이의 3대 사업부 가운데 하나로 휴대폰, PC, 태블릿, 웨어러블기기, 모바일 인터넷 단말기, 가정용 단말기 등을 공급한다.

■중국 시장 스마트폰1위...중국시장 전문가 스카웃

세계 스마트폰 3위인 화웨이는 1위 삼성전자와 2위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휴대폰업계 인재 영입에 꾸준히 공을 들여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모바일사업부 수석부사장이 화웨이로 옮겨갔다. 사진=링크드인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중국 모바일사업부 수석부사장이 화웨이로 옮겨갔다. 사진=링크드인

화웨이로 옮긴 앤디 호는 휴대폰 판매와 운영 분야에서 25년간 일해 온 베테랑이다. 그는 1996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노키아모바일 담당 영업이사를 맡아 일했고 이후 삼성전자로 옮겨 최근까지 중국 모바일사업수 수석부사장으로 일해 왔다.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3일 “우리의 글로벌 전략과 엄청난 개발 잠재력은 업계의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에게 커다란 플랫폼을 제공한다. 나는 앤디 호가 지속적으로 우리 그룹의 비즈니스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 초 “3년 내 스마트폰분야에서 애플을 따라잡고 오는 2021년까지 삼성전자를 넘어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화웨이는 지난 해 10월 애비게일 사라 브로디 전 애플 창의담당 이사를 영입해 오기도 했다. 그는 오리지널 아이폰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 작업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에는 양저 삼성 중국법인 모바일폰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스카웃 해 간 바 있다.

■세계 3위 화웨이, 삼성과 애플 겨냥하며 급성장 중

화웨이는 프리미엄 모델 메이트8, P9 등 하이엔드 스마트폰 제품을 앞세워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동안 지난 해 동기보다 25% 성장한 6056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고 올 연말까지 총 1억4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계획이다. 또 연내 전세계에 1만5000개의 새로운 유통매장을 열 계획이다.

세계스마트폰 1위인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는 올해 3억5000만대의 휴대폰, 2위인 애플은 2억3000만대의 스마트폰을 각각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메이저 스마트폰 공급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허전쟁에 이어 인재확보 전쟁까지...더 치열해진 스마트폰 전쟁

화웨이의 삼성전자 중국법인 수석부사장 스카웃은 훨씬 더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전쟁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특허전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스마트폰 1위를 노리는 화웨이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 듯 보인다.

이번 앤디 호 중국 삼성 모바일사업부 수석부사장 스카웃은 더 치열해질 화웨이 글로벌 인재확보 전쟁의 예고편으로도 읽힌다.

한편 화웨이는 지난 5월 25일 미국과 중국 선전중급인민법원 등에서 동시에 삼성전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대응에 나섰다.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은 지난 7월 21일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모바일 기기 유통업체 샹통다(亨通達)백화점을 상대로 6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전세계 특허출원 1위 업체로서 중국업체들 가운데에서도 글로벌 마인드가 가장 앞선 업체로 통한다. 전세계 17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