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KT 콘텐츠 전략 변화…플랫폼 옮기고 기획·제작 집중

공유
0

KT 콘텐츠 전략 변화…플랫폼 옮기고 기획·제작 집중

시즌, 티빙과 합병…미디어지니도 스카이라이프TV 품으로
웹툰·웹소설 IP 바탕 제작사 변모…"제2의 '우영우' 만들 것"

KT스튜디오지니의 터닝포인트가 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스카이라이프TV이미지 확대보기
KT스튜디오지니의 터닝포인트가 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스카이라이프TV
KT가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전략 재편에 나섰다. 그동안 자사의 OTT서비스 '시즌(Seezn)'을 중심으로 플랫폼 경쟁을 펼쳤던 스튜디오지니는 최근 스카이라이프TV에 힘을 실으면서 콘텐츠 제작 역량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KT의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Multiple Program Provider) 스카이라이프TV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미디어지니와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양사의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지난해 10월 미디어지니가 KT그룹으로 편입되면서 KT그룹은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 2개의 PP(Program Provider:프로그램 공급자) 계열사를 보유하게 됐다.

이어 올해 4월 스카이라이프TV가 보유한 7개 채널과 미디어지니가 보유한 5개 채널을 합친 총 12개 채널 중 경쟁력 있는 채널을 선별하고 타깃과 장르를 분류해 ENA와 ENA DRAMA, ENA PLAY, ENA STORY로 구성된 4개의 채널 포트폴리오로 리브랜딩한 바 있다.

스카이라이프TV는 ENA 브랜드 탄생 이후에는 '구필수는 없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굿잡' 등 드라마를 론칭했다. 이 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채널 개국 이래 최대 시청률을 거뒀고 후속 드라마인 '굿잡'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ENA 채널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KT는 OTT서비스 시즌을 통해 새로운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존 올레tv 모바일을 새롭게 개편한 시즌은 올레tv의 방송 인프라와 지상파 3사의 VOD 서비스를 더해 업계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OTT 플랫폼 간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시즌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올해 공개된 '소년비행'과 '신병' 등이 화제를 얻은 바 있지만 이미 넷플릭스와 티빙, 웨이브가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반전을 꾀하기는 어려웠다.

지난해 8월에는 OTT 전문법인 케이티시즌을 출범하며 전략적으로 OTT사업에 뛰어들었지만 1년여 만에 티빙과 합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스튜디오지니는 CJ ENM과 협력하기로 하면서 올해 12월 1일자로 시즌을 티빙에 매각하기로 했다. 앞서 CJ ENM은 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KT는 OTT사업에서 철수했지만 CJ ENM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자사의 콘텐츠를 CJ ENM의 채널에서 방송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티빙이나 tvN 등 채널에서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시즌과 미디어지니의 지분을 털어낸 스튜디오지니는 자사의 IP를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튜디오지니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미디어지니가 스카이라이프TV에 흡수합병되면서 합병법인의 지분은 KT스카이라이프가 62.7%, KT스튜디오지니가 37.3%씩 보유하게 된다. 또 기존에 시즌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던 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3대 주주로 위치하게 됐다.

이에 따라 스튜디오지니의 자회사는 스토리위즈, 밀리의 서재, 지니뮤직 등 콘텐츠 IP기업 중심으로 남는다. 여기에 스튜디오지니의 기획 역량이 더해져 콘텐츠 제작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스튜디오지니는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신병' 등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만큼 다채로운 콘텐츠 라인업을 확보한 상태다. 정일우·권유리 주연의 '굿잡' 이후에 최시원·이다희 주연의 '얼어죽을 연애 따위'도 올해 ENA 채널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또 '신병'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KT 시즌에서는 김서형 주연의 '종이달'과 곽동연·고성희 주연의 '가우스전자', 임시완·설현 주연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 밖에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과 영화 '해적'으로 알려진 천성일 작가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스튜디오지니는 자사의 플랫폼 외에 넷플릭스 등 타 플랫폼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콘텐츠 수익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구필수는 없다'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신병' 등이 연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스튜디오지니도 더 과감하게 콘텐츠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 IP와 기획 역량까지 모두 갖춘 만큼 앞으로 더 풍성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