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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땅 털어낸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등 항공업 재편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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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땅 털어낸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등 항공업 재편 속도 낸다

대한항공, 8월까지 LH에 송현동 땅 매각…유동성 갈증 해소
"2023년 아시아나 합병, LCC 3개사 통합" 인수 작업에 박차
'아시아나' 사라지지만 연 4000억 절감…"인적 구조조정 無"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서울 송현동 땅 매각이라는 숙제를 해결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함한 항공업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대한항공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8월 말까지 송현동 땅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매각한다. LH는 이 땅을 서울시 소유 토지와 맞바꾼다. 서울시는 송현동에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서울시, LH는 전날(3월 31일) 국민권익위원회 주재로 송현동 땅 매각을 위한 조정서를 서면 합의 형식으로 체결했다.

조정서에 매매 시점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행정 절차를 고려해 8월 안에 매매계약과 교환계약서를 체결하고 연내에 매각 대금 지급까지 마칠 계획이다.

매각 대금은 4500억 원에서 5500억 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최근 3조 3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해 돈이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2023년 세계 7위 '통합 대한항공' 출범


송현동 땅 매각으로 자신감이 붙으면서 대한항공은 같은 날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계획(PMI)을 발표했다.

올해 기업결합신고가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된다.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인수 이후) 약 2년 정도 준비를 거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빠르면 2023년 '아시아나' 브랜드는 사라지고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한다.

통합 대한항공은 운송량 기준 세계 7위 '메가 캐리어(Mega Carrier·초대형 항공사'로 비상한다.

물론 합병까지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우 사장은 "안전운항 체계 준비, 두 항공사 간 정보통신(IT) 시스템 통합, 조직·회계 제도 통합, 상용고객 우대 제도 통합, 글로벌 얼라이언스(전략적 제휴) 이슈 해결 등 수십 가지 프로젝트가 맞물려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 사장은 이어 "항공업은 네트워크 기반 산업"이라며 "시너지를 기대하려면 합병이 필수적이고 통합 항공사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장기적 생존과 고용 유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합병 완료되면 연 4000억 원 시너지…"인력 감축 없다" 강조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으로 연간 3000억 원에서 4000억 원 정도를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통합 비용이 소요돼 실제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우 사장은 두 회사 직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에 다시 한 번 "없다"고 못 박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매월 국내 직원 절반이 넘는 8000~9000명이 휴업 중이지만 2022년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업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 사장은 "코로나19가 진정되면 2019년 수준의 공급량은 유지될 것이므로 직접 인력은 필요하다"라며 "통합으로 중복되는 간접 인력은 약 1200여 명 수준이지만 매년 발생하는 정년퇴직과 자연 감소 인원을 고려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통합…'규모의 경제' 노려


대형 항공사 두 곳과 함께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 항공사(LCC) 세 곳도 통합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중복되는 비용을 줄이고 회사 몸집은 키워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둔다는 복안이다.

우 사장은 "에어부산은 부산발(發) 네트워크가 강점이고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인천발(發) 네트워크가 좋다"라며 "통합 LCC는 아시아 최고 수준 저비용 항공사로 자리매김할 역량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각 회사마다 따로 둔 지상조업사와 IT 계열사 등도 하나로 합친다. 이에 따라 IT 계열사 한진정보통신과 아시아나DT 간 합병이 이뤄질 예정이다.

항공 예약·발권 시스템을 여행사에 제공하는 업체에 대해 각자 고유한 고객층을 확보한 점을 고려해 독립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