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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전기차 시대, 주변 먹거리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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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전기차 시대, 주변 먹거리 잡아라"

충전기·폐배터리 사업 블루오션으로 부상
고성장 가능성 예상에 대기업 대거 진출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 이피트(E-pit). 사진=현대자동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 이피트(E-pit).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전기차 관련 주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던 대기업들이 전기차 주변 사업으로 떠오르는 충전 인프라, 폐배터리 등의 시장 확대 가능성을 내다보고 시장 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3면-13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충전 인프라 시장은 2030년 450조원, 폐배터리 시장은 2040년 6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지금까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초기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뛰어든 중소기업들이 위주였지만, 최근 대기업들도 잇달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10대 그룹 중 충전 인프라 사업과 폐배터리 사업에 적극적인 곳은 LG, 롯데, 한화, GS 등이다.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까지 높게 평가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SK(주), SK에너지, SK렌터카, SK브로드밴드, SK시그넷, SK네트웍스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이미 모두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선두주자인 성일하이텍과 함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순환경제 모델을 빠르게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충전사업으로는 SK E&S가 미국의 전기차 충전 업체 에버차지를 인수했고, SK시그넷은 연간 1만기 이상의 초급속 충전기를 주력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LG그룹에서도 관심이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북미 최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라이사이클(Li-Cycle)'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2.6%를 확보하며 폐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했다. 또 LG전자와 GS에너지, GS네오텍이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했고,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규모는 2024년까지 충전기 5만대 이상이다. LS그룹 역시 신규 법인 LS이링크(E-Line)를 설립했으며 그룹 내 전기차 충전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를 직접 만드는 현대차그룹 역시 자체적으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피트를 통해 빠르게 인프라 구축에 대응하고 있다. E-피트의 사업 목적은 신차 판매를 위한 표면적인 포석에 불과하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 협력해 여러가지 방면으로 전기차 주변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롯데그룹, KB자산운용과 함께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5000기 이상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자회사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등과 함께 폐배터리 사업에도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이 전기차 주변 사업 경쟁에 돌입한 것은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는 늘어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또 배터리 역시 8~10년 사용하면 잔존 용량이 초기 대비 70%로 줄어들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 시기와 맞물려 폐배터리 활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 관련 시장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이 부흥함에 따라 전기차 주변 사업들도 함께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미국 등 관련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이 빠른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도 서둘러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