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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가 무색, 억대 명차들 인기…비결은 SUV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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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가 무색, 억대 명차들 인기…비결은 SUV 시장 공략

벤틀리·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 판매 증가
비교적 낮은 가격대 SUV모델 실적 견인

람보르기니 우루스 사진=람보르기니서울이미지 확대보기
람보르기니 우루스 사진=람보르기니서울
불경기 속에서도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슈퍼카·럭셔리카들의 판매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SUV 모델들의 인기가 만만치 않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값비싼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의 역대급 판매 실적에 이어 초호화 자동차로 알려진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 페라리, 롤스로이스 등 브랜드의 SUV 모델들의 판매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큰 활약을 펼쳤던 포르쉐는 올해 주춤했다. 11월까지 전체 797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8167대가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지만, 아직 한달치를 남겨두고 있으며, 반도체 등 여러 가지 악수를 생각한다면 여전히 선전한 셈이다.

특히, 포르쉐는 코로나19 이후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브랜드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며 묵혀뒀던 소비심리가 작용해 드림카 수요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 한가지 원인으로 전동화를 꼽기도 한다. 포르쉐는 이 시기에 맞춰 순수 전기차 모델 타이칸을 내놨다. 타이칸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1300대가량을 팔며 브랜드 2위에 올라섰다. 올해는 1175대가 팔린 파나메라 모델보다 125대가 모자라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SUV 트랜드를 따르며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것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포르쉐에서 판매 1위 모델은 단연 카이엔이다. 카이엔은 파나메라 세단, 911과 718 스포츠카만을 판매하던 포르쉐 브랜드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SUV 모델이다. 출시한 지 10여년이 넘었지만, 카이엔 판매 실적은 매년 성장해 최근에는 브랜드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이와 맥락을 같이 하며 최근 슈퍼카·럭셔리 브랜드들도 SUV를 내세워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벤틀리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벤틀리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74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4대에서 54%가 증가했다. 최저 찻값이 이미 2억원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럭셔리 세단 모델을 표방하던 벤틀리는 지난해 브랜드 첫 SUV 모델인 벤테이가의 덕을 톡톡히 봤다. 유럽에서는 2015년 출시된 1세대 모델이 이듬해 국내 출시했고 지난 2020년 페이스리프트 버전으로 국내 선보였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첫해에는 125대, 지난해 모델 실적은 115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1월까지 이미 200대 판매를 넘어섰다. 벤테이가의 인기는 SUV 타입인데다가 라인업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플라잉스퍼나 컨티넨탈 모델은 일단 기본적으로 3억원대부터 시작하지만 벤테이가는 2억원 중반대에서 시작한다.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 역시 SUV 모델인 우르스가 주력이 됐다. 우루스의 가격도 2억원대부터 시작하는데, 올해 벤테이가보다 더 높은 판매량인 265대를 기록했다. 총 287대를 판매한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우루스의 돌풍은 출시해인 2018년부터 거셌다. 우루스 덕분에 람보르기니의 글로벌 판매 성장률이 50%를 넘어설 정도였다.

롤스로이스 브랜드도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시작가를 5억원 이상부터 생각해야 했던 브랜드에서 4억원대 SUV 모델인 컬리넌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었다. 컬리넌 역시 브랜드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SUV 타입 차량이다. 올해 판매량은 84대를 기록했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고스트 모델과 함께 전체 판매 실적을 이끌었다.

장인정신을 고집했던 이들 슈퍼카와 럭셔리카들도 최근들어서는 시장 트랜드를 읽으며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는 개인 맞춤형 모델인 비스포크 모델등과 함께 새로운 전동화 모델들을 준비하며,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다양하게 제시해 판매량을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