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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물물교환?”…부동산 거래 '이색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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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물물교환?”…부동산 거래 '이색 양상'

비슷한 가격 부동산 서로 교환
가족끼리 소유권 맞바꿔 증여
양도소득세 등 해법으로 등장
취득세등 '배보다 배꼽' 우려도

서울시는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와 시유지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맞교환하는 내용의 3자 매매·교환계약을 지난해 12월 대한항공·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체결하기도 했다. 사진은 서울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시는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와 시유지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맞교환하는 내용의 3자 매매·교환계약을 지난해 12월 대한항공·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체결하기도 했다. 사진은 서울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모습. 사진=뉴시스
주택 시장이 대출 규제·금리 인상 등에 따른 '거래 절벽'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맞교환(물물교환) 방식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일반적인 매매가 많지 않은 실정에서 급매물의 경우 어떻게든 처분하기 위해 맞교환 방식의 거래를 찾게 된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의 지난해 건물 용도별 부동산 거래량 집계에 따르면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38만849건으로, 역대 최다 기록인 2017년 38만4182건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해 건물 용도별 부동산 거래량에는 매매·교환·증여 등의 거래가 포함된 수치로서, 여기서 주목할 사항은 교환거래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 북부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의 공인중개사는 "제때 팔지 못해 시간에 쫒기는 급매물이나 절세용 또는 증여나 대출이 많은 투자용 부동산들이 교환매물로 나온다"며 "필요성이 없어진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새로 원하는 부동산을 취득해 수익을 얻는 경우 등 서로에게 이익이 될 때 맞교환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교환 시장은 직거래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각자의 필요에 의한 조건이 맞기 때문이다. 교환 물건은 주택(아파트·오피스텔 포함)·상가·땅이 대부분이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는 이른바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업자)들이 지주를 찾아가 수익 창출 방안으로 지주 부지(땅)에 주택 건설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출 있는 상가·주택의 주인은 이자 부담이 없는 땅을 원한다면 교환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기에 단순히 절세만 생각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부동산 교환도 세법상 거래의 한 유형이기에 양도세 비과세 적용이 가능해 이를 활용하는 경우가 나온다. 교환거래를 활용하면 매매·증여 등의 방법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절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교환거래가 아닌 가족 간의 거래는 소유권을 맞바꿔 증여하는 방식의 교환거래로 이뤄지기도 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가족 간 주택을 교환할 때 차액 3억원 혹은 시가의 30% 중 적은 금액은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부모 주택과 자녀의 주택이 각각 1세대 1주택자 간의 거래라면 양도세가 비과세된다. 하지만 다주택자라면 취득세가 중과될 수 있다.

주택을 교환하는 행위는 기존 주택을 파는 동시에 새로운 주택을 취득하는 것으로, 양도세를 내지 않더라도 취득세는 내기 때문이다. 사실상 증여를 수반한 주택 교환에도 부모·자식의 취득세가 증여세보다 커질 수 있다.

부대비용도 이사비에 더해 주택 교환 전 매물 가격을 확정하기 위한 감정평가 비용 등을 감안하면 줄이는 세금보다 주택 교환에 드는 비용이 더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교환에 따른 부대비용이 더 커질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러 정황상 불가피하게 이뤄지는 부동산 교환거래라고 해도 교환 부대비용 등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당사자가 모두 다주택자이거나 교환 대상인 부동산의 가치 차이가 큰 경우 등은 절세의 일장일단이 있으므로 부동산 및 세무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