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올해 들어서만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3~3.25%로 한국(2.5%)보다 높아졌다.
부동산 시장 하락 조정이 본격화되며 매수심리도 얼어붙었다. 매수자·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0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되며 79.5를 기록했다. 서울 매매수급지수가 8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6월 24일(78.7)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이달 단 90건(20일 기준)의 거래만 이뤄지는 등 거래가 전무한 상황이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영끌 매수자들이 내놓은 '초급매'가 아닌 이상 거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인천·경기 등 수도권 외곽 지역과 세종을 제외한 지방권의 규제해제 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세제·청약 등의 규제가 완화된다. 특히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취득세·양도소득세의 세부담이 줄어들게 되는데 현재 거래절벽 상황과 이미 일시적 양도소득세 유예가 적용되고 있어 시장의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규제지역 해제로 해당 지역들의 LTV가 완화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이 늘어날 여지가 생겼다. 그렇지만 개인별 DSR규제와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고점인식 때문에 대출 가능금액이 늘어난다고 해도 높아진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주택을 매입하는 수요는 적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규제가 완화되는 지역에서는 급매물 거래가 소폭 늘어날 수 있겠지만 금리의 시장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한 매수심리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빠른 속도로 오르는 금리가 매수심리를 압박하면서 주택시장의 거래 부재·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격 하락 우려 등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이면서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1주택자의 경우 기존 아파트 처분이 어려워지며 입주 지연 사례가 늘어나는 등 새 아파트 입주 시장에서도 주택거래 실종에 따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박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onp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