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6 09:33
연말의 어느 날 이른 아침, 예전에 담당했던 저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출간 후 저자에게 전화가 올 경우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임해야 한다. 책에 문제가 있다고 속상함을 토로하기 위한 연락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락하신 저자분은, 편집상의 실수 등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오래전에 책을 내셨던 분이다. 경계태세를 풀고, 반가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곧 구순을 바라보시는 선생님께서 정정한 목소리로 반갑게 인사해 주신 후 짧은 안부를 주고받았다. 함께했던 책들을 다시 보고 있는데, 내가 생각나 연락하셨다고 한다. 사실 그 책은 처음 출판사에 취직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담당했던, 가장 아쉽고 부끄럽고 아픈 손가2022.03.09 10:29
내일 행복하기 위해서 오늘을 희생하고 있지는 않은가? 행복은 추구하는 가치가 아니라 발견하는 가치라고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날들이 있었다. 내가 그랬다.하루하루 좋은 일보다 힘든 일이 많은 것 같았고 살아내는 것이 힘들었다. 그때 몸도 고장이 났다. 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것이 많지 않았다. 몸이 아프기 전에 마음이 먼저 아팠다. 무엇보다 먹을 수도 편히 쉴 수도 없는 일상생활이 무너져 몸이 많이 피폐해진 상태였다. 정신적 힘듦을 이겨낼 때 신체적으로도 문제가 생겼다. 수술해야 했다. 수술을 위해 입원한 병실은 암 환자들과 함께 있는 곳이었다. 각종 부인과 질환부터 중증 암 환자까지 다양한 병명과 다양한 세대가 함께2022.03.02 08:27
세대론이 들썩이고, 여러 개인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개인 유튜버가 콘텐츠를 만들고, SNS로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 것은 더 이상 특이한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 새로움의 부상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 사회는 오래전부터 조직이나 집단이 아닌 개인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세대론의 논의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첫 시작에 X세대가 있다. X세대의 경우, 제일기획 트렌드 리포터에서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개성파였으며 경제적 풍요 속에 성장했던 세대로 경제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었던 세대"로 정의한다.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청년기에 IMF를 경험한 세대를 주로 일컫는다. 바로 뒤에 오2022.02.23 08:52
덤벙대지 말라. 침착해라. 학창 시절 부모님께 많이 들었던 말이다. 등교할 때 챙겨야 할 것들을 자주 놓고 다녔던 나는 "다녀오겠습니다"고 말하고서는 집 앞을 몇 걸음 나서기도 전에 다시 돌아와 초인종을 누르곤 했고,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꼼꼼하게 살피라고 말씀을 하셨다. 사회 초년생이 되었을 때도 이와 비슷했다. 문서에 오타를 내고, 메일에 참조를 깜빡하거나, 결재서류에 줄 맞춤이 틀려서 한 번에 결제를 통과했던 적이 없다. 빨간펜으로 여러 번 첨삭을 받는 것은 기본이었다. 지금도 조금은 나아졌겠지만,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훌륭한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면,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피드백이2022.02.16 08:46
“휴대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도 안 읽네요.”“……또 실종이군. 세 번짼가?” 강력범죄를 일망타진하는 형사의 대화. 심장을 조여올 서스펜스가 펼쳐질 영화 속 한 장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할 사건 속으로 소용돌이치는 분위기. 무엇을 상상하든 다 틀렸다. 저 얘기가 시작된 곳은 평범한 사무실이고, 심각해진 이들 역시 그냥 직장인일 뿐이니까. 돌연 증발한 사람도 팀장이 ‘막내’라 부르는 신입사원이었다. 진짜 실종도 아니다. 잠수 퇴사. 일언반구 없이 출근하지 않는 상황에 ‘실종’이란 이름을 붙였을 뿐이었다. 몇 년 전 다녔던 작은 회사. 그곳에선 기이한 사건이 연쇄적으로 벌어졌었다. 채용된 신입사원마다 얼마 가지2022.02.09 08:16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자의 눈에는 먹잇감이 보이고, 사제는 좋은 면만 보일 것이다. 이것은 이미지일 뿐 실제 상대가 아니다. 또 사자나 사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이다.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필자가 육군 군 복무를 할 때의 일이다. 공군의 모기지를 타격하는 작전에 투입되어 부대를 방어하는 예비군을 뚫고 가상의 적 기지를 타격하여 폭파 딱지를 붙이면 성공하는 작전이다. 예상과는 다르게 예비군의 저항이 대단했고, 삽시간에 침투조는 흩어져 버려 필자는 대한민국 공군기지가 아닌 미군 부대2022.01.19 09:09
어떤 사건에 대해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반대 증거가 충분히 나올 만한 상황에서 의사표시를 안 하고 상황을 더 지켜보고 의사표시를 하겠다는 의미로 "중립기어를 박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슈 하나하나의 진위를 가리기 힘들고 뒤집히니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고 관망한다는 뜻으로 각종 커뮤니티에서 사용되고 있다. 리더는 내가 중립기어를 박고 있는지 스스로 색안경을 끼고 있진 않은지 눈에 보이는 사실만을 보고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진 않을지 의식할 필요가 있다. 회의에서는 상당수의 리더는 회의를 독점하거나 무의식중에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내비치는 경우가 많다. 리더의 한 마디는 무게 추가 무거워 참여자들이 의견을 피력할2022.01.12 08:55
조직에서 여성 리더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여성의 캐릭터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여자는 상냥하고 착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은 구성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때로는 힘든 결정과 협상을 해야 하는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여성이 적합하지 않다는 선입견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남성뿐 아니라 여성 스스로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맥킨지글로벌 연구소가 2013년 12개국 10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젠더 다양성과 관련된 리포트 'Woman matter'에 따르면, 절반에 못 미치는 41%의 중간관리자와 43%의 임원만이 여성이 남성만큼의 리더십을 수행할 수 있다고 답했다. 흥미롭2022.01.05 08:27
무지는 알지 못하는 것이다. 무시는 알지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무지함의 결과는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알지 못해 실수를 저지르고, 문제를 일으킨다.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한다. 때로는 무지했던 모습을 후회하게 만든다. 한 해를 돌아보면 후회되는 기억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무지함으로 비롯된 결과는 대게 위안을 받기 쉽다. 누구나 처음에는 실수할 수 있다는 것과 몰랐으니 그럴 수도 있다는 위로는 꽤나 설득력을 가진다. 때로는 무지보다 무서운 것이 무시이다. 무시에는 행동에 대한 개인의 결정과 의도가 담기기 때문이다. 무지함으로 비롯된 실수가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 실패하게 된다. 더 많은 질타를 받게 된다.2021.12.29 08:44
“우리는 매출 17%를 포기하겠습니다.” 로스트 아크의 2022년 청사진을 제시하는 온라인 생방송에서 개발을 총괄하는 금강선 디렉터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특정 기능을 사용하는 데 소비되는 화폐단위를 낮춤으로써 매출을 포기하고 더 많은 유저에게 더 즐거운 게임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결정이다. 로스트 아크는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한 게임으로 고객 유저들과 소통하며 흥행을 이어 나가고 있다. 최대 동시 시청자가 31만 명이었던 해당 방송에서 금강선 디렉터의 매출 포기 발언은 흥행의 이유를 잘 보여준다. 타 포털사이트에서는 ‘디렉터가 유저의 마음을 흔드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금2021.12.22 07:00
이타심(利他心)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 또는 남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마음이다. 즉, 자기의 이익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익을 더 추구하는 마음이 충분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지금의 현실에 나는 남을 위한다는 것에 기준이 무엇인지? 무엇을 뜻하는지? 개인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상대방을 이롭게 하는 마음을 말과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헤아릴 수 없이 모호하고 어렵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인 듯하다. 그러나 과연 나는 이타심이라는 것을 갖졌는지? 단어적 해석보다는 나 스스로 훈련이 되어있는지? 돌이켜보는 연말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 상황을 본다면 이해가 쉽다. 성과평가 시즌이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그동안의 업2021.12.15 09:02
수없이 많은 다양한 구성원들이 하나의 공동 목표 아래 모인 것이 바로 조직이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가진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은 조직의 성패에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다양성이라는 키워드를 많은 글로벌 기업이 전면에 내세운 것이 이를 반증한다. 국내 기업에서 여성 임원의 비율을 늘리는 등의 노력도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양성(Diversity)이 중요시되면서 떠오른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포용성(Inclusion)이다. 다양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따라오는 요소이다. 조직의 주를 이루는 구성원 그룹과 다른 배경, 문화, 인종, 관점, 경험 등을 가진 구성원이 새롭게 합류할2021.12.08 10:52
ESG 경영이 대유행이다. 네이버 '책'에서 'ESG'로 검색을 해보니 681건의 책과 기사가 검색되었는데 출간 시점이 불과 2020~2021년이었다. 구글에서 'ESG와수평조직'으로 검색한 결과 0.38초 만에 약 3만7600건의 학술자료와 뉴스가 검색되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와 함께 대전환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ESG 경영의 'S'에속하는 Social(사회적 가치) 관련 주요 경영 화두 중 하나는 인적 자원의 다양성 관리이다. ESG평가지표 중 하나인 딜로이트 ESG 경영진단 프레임(ESG Compass)에는 우수 인력 보유, 임직원 역량 개발, 인권, 안전/보건, 고객관리, 제품/서비스 책임, 사회공헌 등 인재와 조직문화 관련 분야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을 만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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