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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車車] “가성비 전기 스포츠 세단의 용감한 도전” – BYD 씰, 빠르고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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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車車] “가성비 전기 스포츠 세단의 용감한 도전” – BYD 씰, 빠르고 날카롭다

서킷에서 확인한 강력한 퍼포먼스… 상상을 초월한 가성비 주행
BYD 씰이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사진=BYD코리아 승용 부문이미지 확대보기
BYD 씰이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사진=BYD코리아 승용 부문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한국에서 고성능 전기 세단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주인공은 바로 ‘씰(SEAL)’이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현대 아이오닉 6 롱레인지 AWD 등과 정면승부를 벌일 전략 모델로, BYD는 씰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며 본격적인 전략형 전기차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지난 16일 시승행사는 퍼포먼스를 강조한 전기차답게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치러졌다. BYD 측은 “씰의 폭발적인 가속력과 민첩한 차체 거동을 직접 체험하실 수 있도록 트랙에서 행사를 마련했다”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시승은 총 세 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짐카나를 통한 섬세한 제어 능력 평가, 일반 도로에서의 시닉 드라이빙,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트랙 주행이 그 순서다. 각각의 세션에서 BYD 씰은 ‘예상 밖’의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우선 짐카나 주행. 속도보다 회전과 정밀한 제동, 방향 전환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이 코스에서 씰은 꽤 영리한 반응을 보였다. 짧은 코너를 연속적으로 돌아나가야 하는 구간에서도 차량의 무게중심 이동이 자연스러웠고, 스티어링 조작에 대한 응답도 정확했다.

BYD 씰이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짐카나 코스를 달리고 있다. 사진=BYD코리아 승용 부문이미지 확대보기
BYD 씰이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짐카나 코스를 달리고 있다. 사진=BYD코리아 승용 부문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차량의 거동 안정성이었다. 제로백 3.8초라는 제원을 지닌 530마력의 고출력 듀얼모터 차량이라면 통상적으로 ‘쏠림’이나 ‘흔들림’을 염두에 두게 되지만, 실제로는 균형 잡힌 섀시 셋업이 날카로운 움직임을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었다. 이 가격대 차량에서 이런 ‘자세 제어 능력’을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다음은 공도 시닉 드라이빙. 일반적인 도로 환경에서 차의 편안함과 반응성, 특히 와인딩 코스에서의 조향 정밀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용인지역의 굽이진 도로를 달리며 확인한 조향감은 의외로 인상 깊다. 핸들링은 민첩했고, 차량의 앞머리가 드라이버의 의도대로 자연스럽게 따라 움직였다. 전기차 특유의 무거운 배터리 하중에도 불구하고, 앞뒤 무게배분이 잘 이뤄졌다는 인상도 받았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노면이 고르지 않은 구간이나 방지턱을 지날 때 차량 하체는 단단하게 반응했다. 충격 흡수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아 승차감 면에서는 약간의 불편함이 감지됐다. 마치 서스펜션이 성능 주행을 염두에 두고 셋업돼 있는 듯한 느낌이다. 고속 안정성과 코너링을 중시한 결과일 수 있지만, 일상 주행에서의 안락함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트랙 주행. 스피드웨이의 직선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본 순간,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온몸을 눌러왔다. 고출력 듀얼모터 시스템은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68.0kg·m의 괴력을 발휘하며 차량을 폭발적으로 밀어붙였다.

BYD 씰이 용인 스피드웨이 주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BYD코리아 승용 부문이미지 확대보기
BYD 씰이 용인 스피드웨이 주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BYD코리아 승용 부문

고속 주행에서는 뒷바퀴 쪽이 살짝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이는 속도에 따른 피드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트랙 코너에서는 급격한 횡가속을 체험하며 차량의 제동력과 접지력, 그리고 시트의 지지력을 동시에 점검할 수 있었다. 다만, 이 부분에선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급한 코너에선 버킷시트의 부재로 인해 몸이 쏠리는 느낌이 뚜렷했으며, 타이어의 마찰음도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서 들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대비 성능의 밸런스를 고려했을 때 이 정도의 퍼포먼스는 분명 기대 이상이다.

BYD 씰의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다. 국내 도입된 모델은 듀얼모터 기반의 AWD 사양으로, 제로백 3.8초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최고출력은 530마력, 최대토크는 68.0kg·m에 달하며, 82.5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약 520km 주행이 가능하다. 차량 길이는 4800mm, 휠베이스는 2920mm로 중형 세단급의 차체 크기를 지닌다. 국내 판매 가격은 보조금 적용 전 기준 5000만 원대 초반으로 책정된다.

한때 중국차는 ‘싸지만 불안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BYD는 씰을 통해 그런 선입견을 하나하나 깨고 있다. 단순한 ‘가성비’ 수준을 넘어, 이제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의 중심으로까지 무대를 넓히고 있다. 퍼포먼스, 주행 품질, 상품성 모두를 놓고 봤을 때, BYD 씰은 단순한 도전자를 넘어 시장의 변화를 이끌 ‘진지한 변수’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BYD 씰이 용인 스피드웨이 건물동 앞에 세워져 있다. 사진=BYD코리아 승용 부문이미지 확대보기
BYD 씰이 용인 스피드웨이 건물동 앞에 세워져 있다. 사진=BYD코리아 승용 부문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