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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 50억 달러 심해 유전, 복합 악재에 '2년 지연'…생산 목표도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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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 50억 달러 심해 유전, 복합 악재에 '2년 지연'…생산 목표도 하향

코로나19·공급망 문제에 발주처 관리 미숙 겹쳐
하루 생산량 목표 7.7만→4.5만 배럴로…에너지 자립 '빨간불'
인도 ONGC의 KG-DWN-98/2 심해 개발 사업 현장. 사진 속 구조물은 사업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거주·공익사업 설비(LQUP)의 하부 구조물(재킷)이다. 이 구조물 위에 올라갈 상부 설비의 설치가 미뤄지면서 사업 전체가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ONGC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ONGC의 KG-DWN-98/2 심해 개발 사업 현장. 사진 속 구조물은 사업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거주·공익사업 설비(LQUP)의 하부 구조물(재킷)이다. 이 구조물 위에 올라갈 상부 설비의 설치가 미뤄지면서 사업 전체가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ONGC
인도 국영 석유천연가스공사(ONGC)가 동부 해안의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늘리고자 야심 차게 추진한 50억 달러(약 6조9535억 원) 규모의 심해 개발 사업이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고 업스트림 온라인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ONGC 역대 최대 규모의 심해 사업이자 수심 300m에서 최대 3200m에 이르는 기술적 어려움에 도전하는 이 사업은, 핵심 설비의 생산 가동이 2026년 중반 이후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ONGC의 장기 생산 계획에도 차질을 빚었다.

문제가 된 곳은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해안에서 약 35km 떨어진 크리슈나 고다바리 분지에 있는 'KG-DWN-98/2' 광구의 클러스터-2 사업이다. 이 사업은 구조상 2A(유전과 부수 가스)와 2B(비수반 가스만 묻힌 순수 가스전)로 나뉘어 개발된다. 기존 국내 해상 유전 대다수가 낡아 생산량이 자연스레 줄어드는 가운데, 이 사업은 ONGC의 동부 해안 자산 생산량을 늘릴 핵심 사업으로 꼽혔다.

◇ 핵심 설비 지연에 발목 잡힌 공정


그러나 개발 사정에 밝은 여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거주와 공익사업 설비(LQUP)의 상부 구조물 설치가 끝나지 않았다. 해당 설비는 인도의 아프콘스와 말레이시아의 사푸라 에너지 기업 연합(컨소시엄)이 납품하기로 했으나, 사푸라 에너지의 재정난 등이 겹치면서 공정이 늦어졌다. 이 때문에 이미 설치가 끝난 중앙 처리 설비(CPP)를 통한 클러스터-2B의 비수반 가스 추가 생산 일정이 미뤄질 위기에 놓였다. 현재 5개 유정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8000~1만 배럴에 불과해, 총투자비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정이다.

◇ 코로나·공급망·경험 부족…복합 악재의 늪

이번 지연 배경에는 복합적인 구조 문제가 있다. ONGC는 사업을 여러 묶음으로 나누어 발주했는데, 이는 공급망과 기술 사양 연동을 복잡하게 해 업체 간 조율을 어렵게 했다. 여기에 2020년부터 덮친 코로나19 대유행은 전 세계 공급망을 마비시켜 핵심 기자재의 현장 반입을 늦췄고, 이 때문에 비용이 1억 달러(약 1390억 원) 넘게 늘었다. ONGC의 대규모 심해 사업 경험 부족과 미숙한 공정 관리 역시 문제 해결을 더디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애초 계획보다 지연이 거듭되면서 50억 달러(약 6조 9515억 원)가 투입된 이 거대 사업의 최종 생산 시점은 2026년 중반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거듭된 사업 차질에 ONGC는 하루 최대 원유 생산량 목표를 애초 7만7000배럴에서 4만5000배럴로 대폭 낮췄다. 생산 목표치 하향 조정은 인도의 에너지 자립과 수입 의존도 감소라는 국가 목표 달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도 석유부는 ONGC에 사업 관리 역량을 키우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