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정밀한 용접"…스마트 조선소 시대 개막
고질적 인력난·산업재해, 첨단 로봇 협력으로 해법 모색
고질적 인력난·산업재해, 첨단 로봇 협력으로 해법 모색

◇ 한·독 기술 동맹…로봇, 인간과 협력하는 파트너로
조선업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산업 환경 가운데 하나다. HD현대는 이런 한계를 넘어서고자 뉴라 로보틱스의 첨단 휴머노이드 플랫폼 '4NE1'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로봇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적응하며 배우는 지능형 작업자로, 그간 숙련공이 맡아온 고난도 복합 작업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HD현대 측은 단순한 인력 대체를 넘어, 사람과 로봇이 협력하며 복잡한 제조 공정의 안전과 품질을 함께 높이는 '협업 모델'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삼호는 로봇의 실제 작업 환경 '적합성'을 집중 검증하고, HD현대로보틱스는 기존 용접 자동화 경험과 경로 데이터를 제공하며 성능을 관리한다. 지난 뮌헨 '아우토마티카(Automatica)' 박람회에서 공식 발표된 이 협력은 자원과 지식을 합쳐 로봇 기술이 조선업의 엄격한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지 검증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 AI 용접공의 등장…'스마트 조선소' 3년 내 현실로
이 로봇들은 조선소 특유의 고온·고습 환경과 좁은 공간 같은 극한 조건에서, 기존에 사람이 위험을 안고 하던 고난도 용접을 정밀하게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해 실시간으로 용접 경로와 변수(파라미터)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저진동·저소음·고신뢰성 설계로 작업 환경의 안전까지 높인다.
업계는 이번 기술 도입이 "사람을 뛰어넘는 정밀 용접" 시대를 열어, 국내외 조선 산업의 생산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한다.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과 청년층의 기피 현상을 겪는 국내 조선업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대안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협력에는 국제 첨단 로봇 기술, 국내 대형 조선소의 실증 역량,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 특수작업 기술이 모두 집약됐다. 스마트 조선소는 이제 먼 미래가 아닌 '3년 안에' 이룰 현실로 다가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