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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망치로 그림 그리듯이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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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망치로 그림 그리듯이 조각

조각가 노준진, 形과 神 통한 자연 찾기

세상만물은 모두 자신의 고유성을 지니고 있다. 동양회화에서는 대상의 개성이나 기질, 생동감을 강조하여 이를 기운(氣韻)이라 한다. 조각가 노준진은 자연에 흐르고 있는 이 기운을 조각으로 옮겨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원서동 아트스페이스H에서 선보이고 있다.
‘자연을 그리다’展을 개최하고 있는 조각가 노준진은 자연물 그대로에서 사물의 상징성을 찾아낸 후, 사물의 존재이유와 가치를 기하학적 선과 문양으로 완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돌 조각 작품에 대한 접근은 돌덩어리에서 작가의 마음과 형을 조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조각가 노준진의 접근방식은 여기에 회화적 접근을 한번 더 투여한다는 게 미술평론가 박정수의 분석이다. 자연 그대로의 사물의 외형과 여기에 자신의 마음에 숨겨진 조형적 특성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준진의 작품은 자연을 만든다기 보다는 자연의 근본을 그린다는 말이 더 합당하다.

지금까지 열린 세 차례의 전시가 동양회화에서 말하는 선(線)과 획(劃)에 대한 철학적 접근으로서 돌에 숨어있는 형상을 찾아내기였다면, 이번 작품들은 자연성 회복을 위한 이미지 구현이라 할 수 있다. 자연에서 채취된 돌덩이에 대한 정신적 접근인 셈이다. 지금까지 그는 돌에 숨겨진 형을 찾아내기 위하여 동양회화의 획(劃)과 같이 망치와 정을 붓과 물감삼아 그림 그리듯이 조각하였다.

전주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노준진은 성신여대 조형대학원을 졸업한 후 우림갤러리(2006년), 관훈갤러리(2010년), 인사아트센터(2011년)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단단원조각공원, 제천 만남의 광장, 담양조각공원, 인천휴먼시아 아파트 등에 작품을 설치했다.
노준진은 “검은 돌 위에 선을 그음으로써 자연이 지닌 자연스러움을 찾고자 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