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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 한국 왜 떠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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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 한국 왜 떠나나?

아비바그룹 철수, ING생명은 매각협상 진행
시장포화로 성장세 둔화 유로존 리스크 때문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 한국시장 철수를 선언하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에게 매력적인 시장이었던 한국을 등지는 이유는 시장 포화로 인한 성장세 둔화와 유로존 리스크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영국계 보험사 아비바(AVIVA)그룹이 5년만에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다.

홍콩 로이터통신은 아비바그룹 관계자의 설명을 인용해 "아이바그룹이 유로존 위기에 따른 자금 확보 방안으로 한국과 스리랑카 등 아시아 자회사 지분 정리를 고려하고 있다. 곧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아비바그룹은 우리금융지주와 가격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비바그룹은 우리금융과 합작해 지난 2008년 우리아비바생명을 설립하고 보험 사업에 뛰어들었다.

다른 외국계 생명보험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ING생명이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며 에르고그룹은 온라인 손해보험사인 에르고다음다이렉트를 악사그룹에 500억원 안팎에 매각했다.
이처럼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을 떠나는 이유는 몇가지로 압축된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처음 한국행을 택했던 1980년대 말과 현재 한국 보험시장의 상황이 달라졌다.시장은 포화상태인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현재 국내에만 23개 생명보험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

전쟁을 불사한 생보사는 선투자를 늘리고 보험설계사들에게 지급하는 선수당도 대폭 확대했다. 이로 인해 자본 부담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업성이 하락했다.실제로 외국계 보험사들은 국내 시장 진입 이후 2008 회계연도까지 우리나라 보험 시장점유율을 20.5%로 늘리며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늘렸지만 이후 하락하는 추세다.

또한 국내 생보사들의 경쟁력 향상도 이유로 꼽힌다. 국내 생보사들은 외국계 보험사들을 벤치마킹 하면서 보험 영업조직이 변화와 선진금융 기법, 상품을 대부분 도입했다. 이로 인해 국내기업들과 외국계 보험사들과의 차이가 없어졌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몰아주기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도 한몫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에, 현대자동차그룹이 HMC투자증권에, 롯데그룹이 롯데손해보험에 몰아주는 방식 등이다.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의 목을 옥죈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외국계 금융사들의 금융기법이 '탐욕'을 부른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였기 때문에 소비자들로 부터 외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외국계 생보사들이 국내에 도입한 선지급 수당이 그것. 선지급 수당은 보험 계약 체결시 보험 계약을 유치한 보험설계사에게 고액의 수당을 일시에 지급하는 수당 지급 방식이다. 이런 제도를 '선진기법'이라고 소개했지만 결국 수당을 챙기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말았다. 이는 실적악화로 이어져 경영 위기를 극복키 위해 건실한 자회사들을 매각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은 "과거에는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구가 증가하고 보험 수요가 늘어나 보험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인구 고령화로 우리나라가 노령 사회로 진입하고 잠재성장률마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보험 수요는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