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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우리금융 인수? "구조조정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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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우리금융 인수? "구조조정 어떡해"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25일 한 매체를 통해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인수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뒤 두 금융사 내부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노조측과 정례적인 면담에서 "직원들의 큰 반대가 없다면 우리금융을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
같은날 오후 국민은행과 KB금융측에서는 "민병덕 은행장과 노조측이 만난 것은 사실이나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추진되거나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KB금융은 해명자료를 내고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말을 전제로 노조측에 의견을 물어본 수준이다"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은 아니었다"며 인수설 진화에 나섰다.

해프닝으로 끝난듯 했지만 파장은 컸다. 이번 보도를 접한 양사의 은행 내부에선 최대 1만명 이상 감원할 것이란 '감축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만약 합병이 성사될 경우 우리금융보다 KB금융측의 대규모 인원 감축이 예상된다.

현재 국민은행 직원은 3월 말 현재 기준으로 2만1776명이다. 우리은행은 1만4000여명 수준으로 합치면 총 3만5776명에 육박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의 자산규모만 750조원이 넘는 메가뱅크가 되는 건 기정사실"이라며 "하지만 규모보다 내실을 다져야 하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실을 접한 양사의 노조측은 강경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양사 노조측은 "메가뱅크를 위한 합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계속 합병을 추진한다면 총파업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전국금융노조연맹 우리은행 지부는 대자보를 통해 '합병 반대, 독자 생존'을 외치며 반대하고 나섰다.

KB금융은 우리금융 매각공고 이후인 지난 4월부터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에 대한 유력한 후보군으로 꾸준히 꼽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우리금융 매각을 강하게 추진해도 쉽지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조 반대는 물론이고 합병 후 정부의 지분 확보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3월말 기준 우리금융지주 최대주주는 56.9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다. 현금상환 방식의 합병이 유력한데 이뤄질 경우 정부가 합병 은행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럴 경우 금융당국의 경영간섭 때문에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합병을 하면 정부가 KB 주식을 갖는 형태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KB 외국인 주주들이 주식을 다 팔고 주가가 폭락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내달 27일 우리금융 예비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후 8월 중 쇼트리스트(인수 적격 예비후보)선정을 거쳐 10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