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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신용위험 2003년 이후 '최고'…中企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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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신용위험 2003년 이후 '최고'…中企도 '위험'

국내은행 여신 담당자, "완화적 대출기조 다소 약화될 듯"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수요 증가 전망


국내 가계의 신용위험지수가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소득여건 악화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가계의 부실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달 11일부터 21일까지 16개 국내은행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38로 지난 분기(22)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2003년 3분기 4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대출행태지수(DI)는 -100에서 100까지에 분포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신용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최병오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 조기경보팀 과장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해도 가계 부실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가계부채의 누증과 소득여건이 악화되면서 채무상환 능력이 낮아지고 있다"며 "주택가격 하락으로 대출의 담보력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위험이 커지면서 가계의 일반자금 대출수요는 생활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가계주택자금에 대한 대출수요지수는 주택경기 부진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 '빨간불'이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2009년 1분기(44)와 동일한 44를 기록했다. 한은은 내수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건설업, 부동산 임대업 뿐만 아니라 수출 여건 악화로 제조업체의 신용위험도 상승할 것으로 우려했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로 유로지역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약화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신용위험이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13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중소기업의 자금 갈증이 여전히 크다는 데 있다.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는 25에서 31로 6포인트 증가하면서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등으로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창출능력이 낮아지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대출수요지수가 13에서 6으로 줄었다. 전반적인 자금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로지역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여유자금 확보를 위한 대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용위험과 수익성 악화 우려가 높아진 만큼 시중은행들의 대출 완화 기조도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각각 9에서 6으로, 6에서 3으로 3포인트씩 낮아졌다.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대책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자금운용처가 없어 중립(0)적인 태도를 보일 전망이다. 일반자금대출의 경우 신중한(-3) 태도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