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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수입차 딜러사업 확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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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수입차 딜러사업 확장 왜?

두산·SK는 철수하는데...


GS그룹이 방계 회사까지 동원해 수입차 딜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 초 재벌 2~3세들이 골목상권을 접수한 데 이어 중소업종인 수입차 사업까지 진출해 비난 여론이 빗발쳤던 바 있어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GS그룹 산하인 GS넥스테이션(대표 최성호)이 폭스바겐코리아의 서울 양천구 및 강서구 지역 판매 딜러에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복수의 유력 후보를 놓고 막바지 검토 중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사업계획서와 서비스 센터 부지 등에 대한 현장 검증을 마친 상태지만 어느 곳이 확정됐다고 거론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반면 수입차 업계에서는 자금력과 사업계획 등에서 월등히 앞선 GS넥스테이션의 선정에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이미 며칠 전에 양천과 강서지역 판매 딜러에 GS넥스테이션이 확정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GS넥스테이션은 이번 신규 딜러 선정에 따라 목동에 운영하고 있는 자사 주유소 부지에 폭스바겐 전시장 및 정비공장을 새로 지을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12월6일 설립된 GS넥스테이션은 정유판매업과 한해 1만대 가량의 자동차 유통사업(GS카넷) 및 정비사업, 주유소 병설 할인점, 중고차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최대 주주는 GS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로 99.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 주주인 GS칼텍스의 허동수 회장은 허창수(사진) 회장의 사촌 형이다.

자본금 335억6200만원의 GS넥스테이션은 2010년 16억8000만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3659억원, 영업이익 18억원에 4억7000만원의 흑자를 냈다.

문제는 GS그룹이 이미 센트럴모터스라는 회사를 세워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분당딜러를 맡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폭스바겐 딜러사업 진출을 계기로 재벌가가 중소업종인 수입차 딜러사업까지 선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 GS그룹 허창수 회장.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논란이 된 재벌의 골목상권 진출 논란처럼 빵집이나 분식점 같은 작은 사업들과 비교할 수 없지만, 중소업종인 수입차 딜러 역시 대기업이 뛰어들기에는 바람직한 사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2003년 9월 설립된 센트럴모터스의 경우 허창수 회장과 친인척 10명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지분 11.92%로 2대 주주이고 허인영(허완구 승산 회장 장녀)가 18.67%로 최대 주주다. 3대 주주인 허준홍(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아들)씨는 10.1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허창수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가족 회사인 셈이다.

업계에서 GS그룹의 수입차 시장 확대에 눈총을 보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총수 일가의 개인 회사도 모자라 주력 계열사의 자회사까지 동원하는 모습이 아름답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GS넥스테이션 고위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10년 이상 자동차 사업을 해온 곳으로 신차 사업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겠다는 생각을 갖고 뛰어든 것이다"며 "딜러사업권을 갖고 오게 된다면 비판 여론에 대해 그룹차원의 언급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이야기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연초 재벌의 수입차 사업 진출 비판 여론이 일자 수입차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네트웍스 역시 지난해 수입차 딜러사업을 모두 접었다.

반면 GS그룹은 코오롱그룹(BMW, 미니), 효성그룹(벤츠, 토요타, 렉서스)과 마찬가지로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확장을 선택했다.

많게는 수백억원을 투자한 터라 쉽게 내려놓을 수 없기도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인기 브랜드의 딜러 사업권을 확보하게 되면 만만찮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들인 공에 비해 이득이 크다는 말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