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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30조 빚더미 'LH' 대대적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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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30조 빚더미 'LH' 대대적 구조조정

미매각자산 조기 매각, 임대주택사업 전면 개편


[글로벌이코노믹=조상은기자] 부채 덩어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 건전성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임대주택사업 전면 개선 등 구조조정 카드를 빼들었다.

대규모 투자 및 임대사업 진행으로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데다 부동산경기가 침체로 수익성 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LH가 더 이상 확대지향적 경영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특히 LH가 하루에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120억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미매각 재고자산을 조기에 현금화하고 비용지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는 LH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면서 "미매각자산 조기 매각, 비용지출 억제 등을 통해 대규모 부채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임대주택이 기본적으로 건설단가에 비해 정부지원이 낮고 운영손실도 지속적으로 누증돼 임대주택사업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LH의 구조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짓고 운영할 때마다 적자가 발생되고 있는 임대주택사업을 전면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글로벌이코노믹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LH의 자본총액과 부채총액을 합한 자산총액은 158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부채가 130조6000억원을 차지해 부채비율은 468%에 달한다.

LH 부채는 채권 61조6000억원, 국민주택기금 34조4000억원, 기업어음 등 기타 약 1조8000억원 등 금융부채 97조800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비금융부채는 32조8000억원으로 금융부채가 LH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LH가 부담해야 하는 하루 이자만 120억원이나 된다.

LH 금융부채가 2007년 40조9000억원, 2008년 55조1000억원, 2009년 75조1000억원, 2010년 90조7000억원, 2011년 97조8000억원으로 4년만에 두 배 넘게 급증하는 동안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2007년 1조5000억원에서 2011년 8000억원으로 4년새 반토막났다.

이처럼 부채가 늘어난 것은 재고ㆍ임대자산의 투자규모 확대에 따른 채권 및 기금 등 외부자금이 대규모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LH사업의 구조적 특성도 부재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규모 선투자-장기회수 구조로 진행되는 LH사업 특성상 투자와 회수의 장기간 시차 발생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도시, 세종ㆍ혁신도시 개발사업과 비수익자산인 임대주택사업 등 재무역량을 초과한 과다한 정책사업 수행 역시 부채 증가 및 수익성 악화의 주요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을 위한 임대주택사업이 오히려 LH 부채 증가 원인의 핵심 중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주택사업은 건설단계부터 낮은 건설비 지원 단가,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장기임대 중심의 사업구조로 금융부채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실제 3.3㎡당 719만원이 필요하지만 정부에서는 이에 못 미치는 3.3㎡당 600만원을 재정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결과 국민임대주택을 지을 때마다 호당(1억3000만원 기준) 7700만원의 금융부채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시중임대료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된 임대료도 LH의 경영상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국민임대주택의 임대료는 시중의 60% 수준이고 영구임대주택도 32% 수준에 그치고 있어 임대주택 운영손실은 2005년 2000억원에서 2011년 8000억원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