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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금리 마저...'벌거벗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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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금리 마저...'벌거벗은 뱅크'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양도성예금증서(CD) 조작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앞으로 대출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공개해야 한다.

가산금리는 채권이나 대출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에 더하는 위험가중 금리를 말한다. 따라서 신용도가 높아 위험이 적으면 가산금리가 낮아지고 반대로 신용도가 낮아 위험이 많으면 가산금리가 높아진다.
시중은행들은 각 은행별 가산금리 가이드에 따라 소비자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대출금리를 산정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원하는 은행별 대출금리 공시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예대마진의 수익구조를 갖고 있는 은행들이 전략적인 예대 금리 운용으로 타 은행과 경쟁구도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공시된다면 일률천편인 수준에서 머물기 때문에 오히려 신용도가 높은 우량 고객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7일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은행별 대출금리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지는 최근 가산금리 문제가 정보의 불균형 때문에 초래됐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은 여태까지 최저~최고 금리만 알고 있을 뿐 실제 자신이 내는 대출금리는 직접 은행마다 문을 두드려야지만 자신이 적용받는 대출 이자를 따져볼 수 있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결정할때 보통 8~9가지 항목에 따라 결정되는데 기준금리와 각종 업무비용, 교육세 신보출연료 등 각종 세금, 자금조달 비용 등이 포함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각 은행마다 내놓는 신용대출상품의 금리는 상품별로 큰 차이는 없지만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에서 신용도가 높을 수도 있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일 경우에는 가산금리가 대출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A라는 대출상품의 기준금리가 4% 코픽스 경우, 우대금리는 1~2%대로 범위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은행 어떤 상품이나 적용기준이 비슷하다.

신용대출일때는 사정이 다르다. 은행들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평균 대출금리 평균 범위는 5~9%대로서 신용도에 따라 우대금리가 높거나 낮게 책정된다. 신용도가 낮은 경우 8~9%의 높은 우대금리로 적용받고 높은 경우는 그 반대다.

30일 현재 은행연합회의 각 은행별 신용대출금리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KB신용테크론 신용대출 금리는 연 5.60~9.81%, 신한은행 엘리트론 4.96~7.26%, 하나은행 우량직장인 신용대출은 5.80~8.06%다.

A시중은행 임원은 "담보, 신용등급 외에 대출자의 소득이나 미래전망, 은행 거래 여부, 모두 따져 결정하는 것인데 이들을 어떻게 적용해 공시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B은행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이해가 가지만 신용도에 근거를 둔 채 가산금리를 정한다면 신용도가 낮지만 우수 거래고객에게 주어지는 우대금리의 혜택은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좀 더 신중하게 처리되기를 바랐다.

C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마다 전략적인 우대금리나 가산금리의 운용으로 타 은행과 경쟁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데, 비밀유지를 해야 하는 무기를 공개하는 꼴"이라며 "이렇게 하면 어떻게 세계 금융시장에서 국내은행들이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할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