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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소 맞기고 돈 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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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소 맞기고 돈 빌린다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 오는 8월부터 기계나 철근, 수산물, 소, 쌀 등 다양한 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과 농축산업계에 자금사정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7일 국내 은행들은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계·기구, 재고자산, 농수축산물 등 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을 새롭게 개발해 오는 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동산도 부동산처럼 법원 등기소에 담보등기를 할 수 있게 돼 금감원은 작년 12월 은행권과 공동으로 세미나 개최와 올 2월 테스크포스(TF)을 운영, 동산담보 대출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담보로 맡길 수 있는 동산 대상에는 공작기계·사출성형기 등 범용성 기계기구, 후판·철근 등 원자재, 냉동 보관중인 수산물 또는 축산물, 생육중인 소, 쌀 등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는 비교적 감정평가 등이 용이한 동산을 대상으로 취급할 계획"이라며 "향후 관련 인프라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해 상품 범위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농협, 수협, 광주 등 3개 은행은 유형자산, 재고자산, 농수축산물,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4종의 상품을 출시한다. 그 외 은행은 농수축산물을 제외한 3종의 상품을 내놓는다.

은행권은 올해까지 최소한 2000억원 이상의 동산담보대출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올해 5월말 현재 공장저당법 등 개별법에 근거, 은행권이 취급한 동산담보대출이 759억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판매목표액은 적지 않을 것이란게 금감원의 평가다.
동산담보대출의 금리는 신용대출금리보다 평균 0.8%p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담보관리비 등 취급비용이 감소하는 경우 금리 인하폭은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초기에는 부동산 담보대출의 취급대상 신용등급보다 평균 1등급(총 10등급 기준) 정도 높고 업력이 3년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출시될 동산담보대출로 인해 중소기업에게는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이 확보되고 신용보강에 따른 금리감면 효과도 기대된다.

아울러 동산담보에 대한 감정평가업무 확대, 중고기계 유통시장 활성화 등 관련 서비스업종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은행들은 이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각 은행 본점내 '동산담보대출 전용 상담센터(가칭)'을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동산담보대출 취급실적과 부실률 등 추이를 감안해 은행권의 표준화된 상품뿐만 아니라 기업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관계기관과도 꾸준히 협의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일례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온라인 경매시스템인 ‘온비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은행권의 담보물을 조기 회수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 공동의 담보물 관리시스템도 구축하는 방안 등이다.

금감원은 동산담보대출이 은행권에 확실히 정착되면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김진수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장은 “동산담보대출 출시로 감정평가업무 확대와 중고기계 유통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며 “관련 서비스업종에서 새 일자리가 창출되는 부대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