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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2012 - 결산④] 깜짝스타 펜싱·사격 '인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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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2012 - 결산④] 깜짝스타 펜싱·사격 '인기짱'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이 목표했던 10-10(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을 훌쩍 넘어 금메달 13개로 종합순위 5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예상치 못했던 종목에서 금맥이 터졌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펜싱·사격의 '무서운 상승세'는 단연 호성적의 일등공신이다.
펜싱과 사격의 눈부신 선전은 지난 베이징올림픽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 1개, 은 1개에 그쳤던 사격은 런던올림픽에서 금 3개, 은 2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에 머물렀던 펜싱은 금 2개, 은 1개, 동 3개로 중국을 제치고 종합순위 2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무서운 상승세 뒤에는 이름조차 몰랐던 '깜짝스타'들의 맹활약이 있었다.

국내 팬들은 런던올림픽을 통해 남자 50m 권총에 진종오(33·KT) 말고도 최영래(30·경기도청)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세계1위 선수에게 7점차로 지고 있다가도 경기를 뒤집는 '미녀검객' 김지연(24·익산시청)도 알게 됐다.

▲김장미는 좀 들어봤는데 최영래는 누구지?

사격 최고 깜짝스타는 단연 최영래(30·경기도청)다. 최영래는 남자 50m 권총에서 661.5점을 쏴 662.0점을 기록한 진종오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 한국의 사격 종합우승 달성에 큰 힘을 보탰다.
본선에서 569점을 쏘며 1위로 결선에 오른 최영래는 562점을 쏜 진종오보다 7점 앞선 채 여유로운 마음으로 결선에 올랐지만 마지막 한 발을 놓쳐 아쉽게 은메달을 땄다.

사실 최영래는 올림픽 전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다.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없었고 흔한 국제대회 경험도 전무했다.

최영래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한 이대명(24·경기도청)을 밀어내고 선발전을 통과하자 사격계 내부에서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대한체육회에서는 사격연맹에 국제대회 성적이 더 좋은 선수를 출전시킬 것을 권유했지만 사격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만류, 힘겹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영래는 당당하게 남자 50m 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그를 지지해준 사람들의 믿음에 보답했다. 은메달을 확정짓고 펑펑 눈물을 쏟은 최영래는 "어려움 끝에 메달을 따고 나니 오만가지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계속 났다"고 말했다.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종현(27·창원시청)은 그동안 한진섭(31·충남체육회)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런던올림픽을 통해 '2인자'의 꼬리표를 떼어내며 역시 깜짝스타로 등극했다.

▲펜싱 최고 깜짝스타는 '미녀검객' 김지연

남현희(31·성남시청)가 펜싱 여자 개인 플뢰레 노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풀어준 이는 여자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따낸 '미녀검객' 김지연이다.

세계랭킹 6위 김지연은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마리엘 자구니스(27·미국)를 제압하며 파란을 예고했고 결승전에서는 세계랭킹 2위 소피아 벨리카야(27·러시아)까지 누르며 깜짝스타로 올라섰다. 김지연은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특히 준결승에서 맞붙은 자구니스와의 경기에서는 초반 7점차로 끌려가다가 조금씩 추격전을 벌인 뒤 급기야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지연은 고교 1학년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아 플뢰레에서 사브르로 종목을 바꿔야 했고 2011년 추천선수로 간신히 태극마크를 단 뒤에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선수다. 하지만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찌르며 단숨에 '한국펜싱의 간판'으로 발돋움했다.

남자 단체 사브르에서 깜짝 금메달을 안긴 구본길(23), 김정환(29), 오은석(29·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0·서울메트로)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비유럽권 국가 중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단체전 사브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펜싱계의 깜짝스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