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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4전5기' 머레이,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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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4전5기' 머레이,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25)가 5번의 도전 끝에 사상 처음 메이저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세계랭킹 3위 머레이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노박 조코비치(25·세르비아)를 4시간54분에 걸친 풀세트 접전 끝에 3-2(7-6<12> 7-5 2-6 3-6 6-2)로 이겼다.

머레이는 메이저대회 결승에 4번이나 진출했지만 로저 페더러(31·스위스)와 조코비치의 벽에 가로막혀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5번째 도전(호주오픈2번·윔블던1번·US오픈2번) 만에 '무관'의 설움을 털어낸 머레이는 1936년 프레드 페리의 US오픈(당시 US내셔널챔피언십) 우승 이후 76년 만에 메이저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영국 선수가 됐다.

2012런던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결승에 올라 대회 정상에 오른 머레이는 두 달 사이에 올림픽과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머레이는 조코비치와의 역대 전적을 7승8패로 좁혔다. 올해 전적에서는 최근 2연승을 포함해 3승2패로 앞서고 있다.

US오픈 디펜딩챔피언 조코비치는 대회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US오픈 13연승 기록도 결승전 패배로 막을 내리게 됐다.
머레이에게 당했던 런던올림픽 준결승전 패배 설욕에도 실패했다. 여전히 머레이와의 상대 전적에서 앞서고 있지만 올림픽과 메이저대회에서 연달아 져 자존심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1세트부터 대접전이었다. 머레이와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실수 없이 챙기며 게임스코어 6-6으로 팽팽히 맞섰다.

이어진 타이브레이크에서도 쉽사리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10-10까지 경기가 이어졌다. 머레이는 11-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강력한 서브를 넣었고 조코비치가 받아낸 공이 아웃되며 1세트를 가져갔다.

박빅의 승부 끝에 1세트를 따낸 머레이가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2세트 시작과 동시에 4게임을 연달아 잡아내며 게임스코어 4-0으로 앞섰다.

조코비치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뒷심을 발휘하며 순식간에 게임스코어를 5-5로 만들었다.

서브게임을 챙긴 머레이가 다시 한 발 앞서 나갔고 마음이 급해진 조코비치는 실수를 남발했다. 2세트 마지막 게임에서 2연속 실수를 범하며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가 머레이 쪽으로 기우는 듯 했으나 3세트 들어 양상이 달라졌다. 벼랑 끝에 몰린 조코비치는 오히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첫 번째 게임은 내줬지만 자신의 서브게임을 챙기고 머레이의 서브게임을 연달아 브레이크해 6-2로 손쉽게 3세트를 따냈다.

분위기를 탄 조코비치는 4세트도 주도해 나갔다. 서브에이스 3개를 성공시키는 동안 더블폴트는 단 1개도 범하지 않았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반면 머레이는 자신의 서브게임에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조코비치에게 압도당했다. 더블폴트는 2개였지만 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번번이 역습을 허용했다. 게임스코어 3-6으로 4세트를 내줬다.

경기 시작 4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마지막 5세트가 진행됐다. 지칠대로 지친 양 선수는 정신력 싸움을 벌였다.

시작부터 머레이가 좋았다. 연이은 듀스 게임에서 모두 승리해 게임스코어 3-0으로 앞섰다.

조코비치가 다시 힘을 내 게임스코어 3-2까지 따라붙었지만 머레이는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은 채 6번째 게임을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

7번째 게임에 들어선 조코비치는 갑작스런 체력 저하를 보였다. 오른쪽 허벅지에 문제가 생긴 듯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밸런스가 무너진 조코비치는 네트에 공이 걸리며 7번째 게임도 헌납했다.

마지막 게임에서도 머레이의 우세가 계속됐다. 40-15로 일찌감치 점수를 벌려놓은 머레이는 강서브를 날렸고 조코비치가 포핸드샷으로 받아쳤지만 코트를 벗어났다. 마지막 점수를 챙기며 머레이가 US오픈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머레이는 감격에 겨운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채 한동안 코트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