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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엔 안보리 15년만에 재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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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엔 안보리 15년만에 재진출

[글로벌이코노믹=숀맹기자] 우리나라가 유엔의 가장 강력한 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에 15년 만에 다시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국제무대, 특히 유엔에서 북한 핵 개발을 비롯한 한반도 현안의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한국 외교의 또 하나의 쾌거로 평가된다.
한국은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각)부터 뉴욕 유엔본부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 2차 투표에서 149표를 얻어 2013∼2014년 임기의 이사국 지위를 확보했다.

우리나라는 약소국에 대한 동정표 때문에 1차 투표에서 곧바로 안보리 진입한다는 목표에 차질이 생겼으나 2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재진입에 성공했다.

아시아그룹에서 우리나라와 캄보디아, 부탄 3개국이 경합을 벌인 가운데 약소국에 대한 동정표와 유엔 내부에서 한국을 시샘하는 분위기는 득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대표적인 국제기구의 수장을 잇따라 배출하고 각종 국제회의와 스포츠경기 유치에 성공하는 것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번 당선으로 한국은 내년부터 2년간 한반도 의제를 비롯해 유엔에서 이뤄지는 모든 국제 현안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국은 가입 유엔 가입 21주년을 맞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의 배출 및 연임 결정,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재진입 등 안보리 무대에서 큰 외교적 성과를 냈다고 할 수 있다.
유엔 안보리는 국제평화와 안전, 질서유지에 1차적 책임을 지고 전 세계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유엔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임기에 제한이 없고 거부권을 가진 5개의 상임이사국(P5)과 대륙별로 할당된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 등 총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되며 의장국은 이사국들이 알파벳순으로 한 달씩 돌아가면서 맡는다.

우리나라는 순번에 따라 내년 2월에 의장국을 맡게 되며 임기 중 한 차례 더 의장국을 수임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분쟁 조정과 해결 권고, 분쟁지 군대 파견, 침략자에 대한 경제 제재와 무력 사용 승인,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 선출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회원국에 대한 법적, 강제적 권한을 갖고 있어 명목적 상위기구로 도덕적 구속력을 갖는 총회와는 영향력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한국은 유엔 가입 5년째인 지난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안보리 이사국으로 한차례 활동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안보리 재진출을 올해의 핵심 외교과제 중 하나로 설정하고 그동안 전방위 외교전을 펼쳤다.

이날 선거에서 아프리카와 중남미 그룹에서는 단독 입후보한 르완다와 아르헨티나가 당선됐고 서구그룹에서는 호주와 룩셈부르크 등이 이사국 지위를 얻었다.

우리나라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15년만에 재진출에 성공함에 따라 한반도 문제 논의에도 당사국인 우리 정부가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반도 주변국의 권력 교체 일정과 갓 출범한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 등 유동적인 한반도 상황을 감안할 때 그 의미는 크다.

우리나라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2차 핵실험 때는 물론 천안함 사건 때 막후에서 돌아가는 안보리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

안보리 진출의 제1목적은 한반도에서 도발 상황 등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국제적인 지위를 갖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영토 및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빚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증진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에서 우리가 중재 역할을 하면서 이란 핵문제나 시리아 내전 등 국제적 현안에 대한 안보리 내 이견 조율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안보리 재진출은 평화 유지, 환경, 보건ㆍ위생, 테러 등 글로벌 정치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안보리 재진출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유엔 분담금 및 평화유지군(PKO) 파병을 더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