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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배즙' 개발 청년농사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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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배즙' 개발 청년농사꾼 떴다

▲ 자연과학도에서 농사꾼 변신한 김영순씨.전남 영광 김영순씨. 고난 딛고 성공사업가로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어린 배를 이용해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기능성 배즙을 생산하고 있는 자연과학도 출신 청년농사꾼이 화제다.

전남 영광군 군서면에서 부모를 도와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그린배 농장' 김영순(32) 대표가 그 주인공.
김 대표는 올해 전남도 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한 창업프로그램에 참여, 성공적인 청년사업가로 연착륙한 케이스다.

광주에서 자란 그는 다른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을 졸업할 즈음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4년 전 전남대 화학과를 졸업한 후 의대 편입도 고민해 봤지만, 결국 농사에 대한 관심을 저버릴 수 없었고, 부모님의 권유를 뿌리치기도 쉽지 않아 고심 끝에 농사에 뛰어 들게 됐어요."

하지만, 초보 농사꾼에게 농업은 장밋빛 미래보다는 '고민의 연속'이었다. 배 농사를 짓게 되면서 몸소 체험한 FTA(자유무역협정)의 파고는 높기만 했다. 시장 개방으로 배 생과시장이 줄고, 넘쳐나는 대체과일들로 배 소비는 위축되기만 했다.

배가 풍작이 들 때면 어김없이 홍수출하로 가격이 떨어졌고, 수시로 찾아오는 기상이변과 태풍, 이로 인한 낙과는 청년농사꾼인 그를 원망과 한숨으로 내몰았다.

고심을 거듭해온 그가 찾은 탈출구는 다름 아닌 창업. 자금도, 경험도 미천한 그에게는 승부수나 다름없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산적한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지 고민에 고민을 하다 창업에 도전장을 냈다"고 말했다.

전남도 농업기술원과 영광군 농업기술센터를 찾은 김 대표는 농업 청년창업 지원사업을 처음 접했고, 이후 '어린 배를 이용한 기능성 배즙 상품화'란 사업계획으로 창업사업에 공모, 곧바로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어린 배에 기능성 물질인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돼 있다는 점에 착안했고, 심사 과정에서 "참신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폴리페놀(polyphenol)이 항산화 효과가 있어 노화 방지에 탁월하다는 점이 주효했다.

김 대표는 청년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저온착즙과 중탕방법 개선을 통해 폴리페놀을 증진시킨 배즙을 개발해 내친 김에 특허까지 출원했다.

나아가 석사 과정에서 배운 배건과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어린이 간식용 배칩도 개발했다. 또 마케팅 촉진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캐리커처와 선물용 소포장재를 개발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고객과 소통하고 주문 받을 수 있는 홈페이지도 구축했다.

이렇게 개발된 배즙은 시중 일반 배즙보다 1.7배나 비싼 가격에 판매되면서도 주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홈페이지 방문객이 늘면서 올 들어 배 가공품 매출액만 3000만원을 훌쩍 넘겼고 내년엔 매출 1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농장이 해안도로 인근에 있어 풍부한 일조량 때문에 당도가 좋고 미네랄이 풍부한 해풍이 불어 품질이 우수하다"며 "고객확보를 위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로 해외시장도 노크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