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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1)]제1장 욕망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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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1)]제1장 욕망의 유혹

素山 鄭慶大 지음

(1권)
제 1장



욕망의 유혹


淵兮以萬物之宗(연혜이만물지종)

만물은 신의 집과 같은 깊고 깊은 근원(道.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같은 곳. 일체 만물의 정기가 서려있는 곳)으로부터 태어났다.

하늘의 별과 땅의 불빛도 먹구름에 숨어버린 이슥한 밤의 산중은 음산했다. 밤새 살을 에는 북풍이 귀신이 울부짖듯 휘휘 몰아쳤다. 그러다가 새벽녘에는 기어이 함박눈을 쏟아냈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제 몸을 가누지 못한 눈은 칠흑 같은 어둠을 휘저어 내려서는 초목을 순식간에 하얗게 뒤덮었다.

얼마나 쏟아 내렸던지 한 식경이나 되어서는 무릎만큼 자란 풀이 끝만 뾰족이 남았다. 그러고도 그치질 않다가 하늘빛이 어슴푸레 밝아올 즈음에야 언제 그랬느냐는 듯 뚝 그쳤다. 그러자 푸르고 푸른 별들이 총총히 모습을 드러내 하얀 숲을 눈이 시리도록 애무의 빛을 쏟아냈다. 그러다가 동녘 하늘이 어슴푸레 밝아올 무렵에야 흔적 없이 사라지고 하얗게 단장한 산야가 백설탕을 뿌린 듯 눈부시게 펼쳐졌다.
“神의 집 뜰이 저러할까!”

한성민은 깎아지른 듯 험악하게 솟은 절벽 밑에 우뚝이 서서 하얀 산야를 골똘한 시선으로 한참을 굽어보다가 무심코 중얼 그렸다. 그리고 양 옆으로 이제 막 비상하는 학의 날개처럼 부드러운 듯 힘차게 달려가는 산맥, 그 가운데 깊숙이 내려가는 계곡 끝자락에 곱디고운 젖무덤 같은 20여 채의 집들이 꼬막을 엎어놓은 듯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에 눈길을 멈추었다.

“저 곳은 神의 자식들이 살고.........!”

그리 말한 그는 아직 희뿌연 너른 벌판을 지난 저쪽 운무(雲霧)에 쌓여 하늘과 맞닿아 아득히 펼쳐진 하얀 산봉우리들을 바라보았다. 동녘 하늘이 붉은 빛으로 밝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태양이 산등선에 슬며시 모습을 드러내더니 금방 불끈 솟아오르고 난무(亂舞)하던 안개가 서서히 스러지며 광활한 대지가 환하게 펼쳐졌다. 그러자 어둠에 멎었던 생명의 기운이 일제히 꿈틀대 영기(靈氣.신령한 기운)처럼 피어올랐다.

“생명의 숨결은 단절 없이 이어지네!”

한성민은 대자연에서 항상 머물지 않은 道로부터 쉼 없이 면면히 뿜어져 나오는 생명의 기운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적막한 어둠을 바람이 혼돈스럽게 휘저어 생명의 씨앗처럼 눈을 내리고, 자취마저 없던 태양이 빛을 내자 모습을 드러내 산야를 숨 쉬게 하는 생명의 기운들........그것들이 바로 무위(無爲.위하는 바 없이 위함)한 道의 행진이었다.

“그랬구나! 자연이 곧 道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