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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19)]제2장 똥에서 道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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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19)]제2장 똥에서 道를 찾다

(19)

따라서 도를 알고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자는, 어떤 마음이든 그 바탕이 차별심이 없는 사랑이 본심이므로 더럽고 깨끗한 두 마음을 내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도이기에 그는 탄식하여 시를 지어 읊었다.
똥은 같은 똥인데,

더럽고 더럽지 않은 똥이 있구나.

사랑의 똥은 향기가 있고

미움의 똥은 냄새가 난다 하네.

마음 구멍은 한 곳인데

뱀 혓바닥처럼 갈라짐이여!
꽃향기 감미롭다 하나,

잠시간에 사라지는 것을

천만년 늘 거기 있는

아, 도의 향기 간직하리.

분별하지 않는 마음

개 짖음 아니 내고.......!

한성민은 개소리를 들어라 했던 노인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도둑인 주인은 꼬리를 흔들어 반기고, 도둑이 아닌 착한 타인은 짖어대는 개의 분별심도 도가 없었기에 그런 것이리라. 하지만 노인의 가르침은 도가 없어서 두 마음을 내는 그 마음의 바탕을 깨달으라는 것은 아니었다.

도가 없다 하고 생각하는 마음의 바탕은 진아(眞我.진실한 자아. 때가 묻지 않은 영혼)가 아니라 세속에 종속된 마음의 그림자인 것이다. 그 마음을 지워내야 참 '나'가 드러나고, 그 '나'가 도이자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항상 깨어있어서 참 '나'의 향기만을 내고 사는 것, 그것이 바로 도를 얻은 자인 것이다.

“오빠, 그만 자고 일어나 저녁 먹어야지?”

그새 해가 저물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가 점심을 먹고는 책을 좀 읽다가 졸음을 이기지 못해 오랜만에 깊은 잠 속에 빠져들었는데 눈을 뜨니 어둠이 내려 있었다.

“내가 오래도 잤구나!”

“말도 말아요. 하도 곤하게 자서 깨울 수가 없던 걸! 겨우내내 그 추운 동굴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잤으니 오죽하겠어?”

선희가 차린 밥상을 놓고는 안쓰럽게 말했다.

“그랬구나!”

“오빠, 이제 좀 쉬어요. 그러다가 병나겠어. 생각이 많으면 심장도 폐도 위장도 다 안 좋아져요.”

“그러니?.........나는 네가 걱정이다. 네가 시집을 가면 앓던 병도 다 나을 걸?”

한성민은 선희의 걱정을 덜어줄 심산으로 한바탕 껄껄 웃고는 짐짓 딴 소리를 했다. 하지만 선희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나도 오빠 닮아서 그렇지 뭐.........근데 오빠는 왜 장가 안 가는데?”

“그야........갈 때가 되면 가겠지........그러나 너의!”

“오빠! 어서 저녁이나 먹어요! 딴 소리는 그만하고!”

선희는 오빠의 말을 재빨리 가로막았다. 그는 순간 그만 깜박 잊고 있었던 선희의 아픈 상처가 생각나 뜨끔해서 알았다 하고는 얼른 밥숟가락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