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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28)]제2장 똥에서 道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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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28)]제2장 똥에서 道를 찾다

(28)

“잘 이해했다. 그러나 한 가지 부연해줄 것이 있다. 곡신에서 나오는 만물은 음양(陰陽)이란 전혀 다른 두 가지 성질이 결합함으로써 천지만물이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 성질을 그대로 이어받은 인간을 비롯한 일체 생명체의 마음 역시 상반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천지의 도는 음양이 화합하였으므로 만물을 조화롭게 했으나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는 화합하지 못하므로 선하면서도 악하고, 악하면서도 선한 양면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즉 마음을 고요히 해서 화평하게 해야 도를 얻을 수 있다.”
“아, 이제야 확실하게 알았다! 음양은 대표적으로 남(男)과 여(女)이니까 남녀가 화합해야 가정이 편안한 것과 같은 이치구나!”

“그렇지! 좋아하는 너를 보니 정말 다 깨우친 것 같아서 참 기쁘구나! 그럼 이제 그만 잘까? 밤이 꽤 깊은 것 같은데........?”

“오빠, 잠깐만!”

“응?”

“한 가지 더 물어볼 말이 있어”

“그래? 한 가지만이야?”
“응, 한 가지만.........저어기........있잖아. 도를 깨달으면 어떤 능력이 나와?”

“흐음.......너는 도통한 사람이면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고 하는 사람인 줄 아는 모양이구나! 도통은 그런 것이 아니다. 오직 무위로 베푸는 것이란다. 도가 무엇을 바라고 천지만물을 태어나게 하고 길러주는 것이 아니듯 도란 모름지기 덕을 베푸는 데에 있다. 곡신불사 현빈지문이라 하는 말도 알고 보면 무위로 베푸는 성인의 마음을 일컬음이다.

그런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몇 가지 기이한 술을 부린다고 도인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런 류의 사람은 술사에 불과하다. 물론, 도에 이르러 일심(一心)이면 뜻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은 자연히 나오기 마련이다. 흔히들 말하는 기적을 자연스럽게 행할 수가 있지. 하지만 진실한 도인은 그런 능력이 있다 해도 있는지 없는지 그 표시조차 내지 않는다.”

“으응, 그렇구나! 알았어요. 우리 오라버니!”

선희는 그제야 의문을 다 풀고는 그저 오빠가 정답기만 해서 콧소리로 어리광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딱히 집어서 말할 수는 없으나 마음 한 구석에서는 오빠가 어딘지 경이로운 능력을 지녔을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는 선희를 제 방으로 보내고 그만 잠자리에 들까 하다가 문득 시상이 떠올라 가만히 눈을 감아 읊었다.

“푸른 달빛 창문을 어루만지는데

개 짖는 소리도 끊어진 적막함을

마음이 알고 따라서 고요해지네.

선희가 도를 묻고 나는 대답하니

천지가 도의 본색에 응하였는가

이 정적 곡신의 영기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