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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시키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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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시키는 게 꿈"

[한국의 맛]김동희 조리명인

외국인에게 한식 전파 위해 '영어 열공' 중


음식평론·한식메뉴개발·김치교육 등 5개 자격증 개발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사단법인 한국음식관광협회 사무총장이자 서정대 김동희 교수는 ‘알뜰 살림꾼’으로 통한다. 협회의 살림을 도맡아하다시피 하고 협회가 『세계를 향한 자랑스런 한국음식 300선』을 펴낼 때에도 꼼꼼하게 레시피를 챙기는 등 알토란처럼 소리 없이 강하다.

조리명인인 김 교수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남다른 행보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의 궁중요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가운데 이미 프랑스와 멕시코가 자국의 전통요리 제조법으로 음식 문화유산에 등록한 바 있다.

게다가 김 교수는 한식이 서서히 세계적인 음식으로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창한 영어로 한식을 강의하는 사람이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요즘 영어공부에 푹 빠져 있다. 하루 5시간 이상 수험생처럼 영어공부에 매달리며 한식의 풍성한 맛과 함께 다양한 스토리를 멋지게 소개할 날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식 조리계의 ‘작은 거인’으로 통하는 서정대 김동희 교수를 만났다. <편집자 주>

-한국음식관광협회가 주최한 음식문화 평론가 전문가 과정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아직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음식문화 평론가가 없어요. 조금 심하게 말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평론하는 편식가(偏食家)는 있지만,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평론하는 식도락가(食道樂家)는 없는 셈이지요. 문학이나 음악에서 평론가가 호된 비평을 통해 그 문화를 발전시키듯이 음식문화 평론가도 우리 음식문화를 한층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협회에서 처음으로 전문가 과정을 개설했지요.”

우리 음식 문화는 철저하게 조리사 중심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조리사가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 대부분 음식을 사랑하는 아마추어들이 음식을 즐기고 인상비평하는 수준이었니 제대로 된 음식문화 평론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음식문화 평론이 정착하게 되면 조리사가 다른 관점에서 음식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음식문화를 아마추어로 즐길 수도 있겠지만 음식을 보면서 한국 문화를 생각하고 다시 외국 문화와 연계시켜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전문가 과정을 만들게 됐지요. 앞으로 날카로운 음식문화 평론가가 많이 나오면 한식이 한층 풍요로워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프랑스는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 대단합니다. 특히 프랑스 음식에 대한 남다른 자긍심으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해 놓았지요?

“우리도 프랑스 못지않게 풍성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남북의 길이가 길쭉하여 기본적으로 식재료가 풍부해요. 여기에다 사계절이 뚜렷한 덕분에 식재료가 넘쳐나요. 같은 계절에 만들어도 지역마다 다르니 프랑스 못지않지요. 더욱 좋은 건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요리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이에요. 외국의 경우 전문직으로 인정받는 조리사가 요리를 하거나 일반인은 냉동식품으로 요리를 하는 정도인데 반해 한국인은 대부분 요리를 잘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식당에 가면 ‘이 집은 맛이 없어. 우리 엄마가 요리를 더 잘해’라고 할 만큼 조리 인적 자원도 풍부합니다. 이런 환경 덕분에 조리사가 외국에 비해 더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한식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세계에 한식을 알리기 위해서는 조리사만 가지고는 안 되지요. 식품영양학적으로 분석해 자료를 제공하고, 일반인이 요리를 즐겨야 합니다. 요리를 해서 블로그에 올리거나 요리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 걸 볼 때 한식이 세계화 되기 위한 팔부능선은 넘은 것 같습니다.”

-조리사와 식품영영학 전공이 다릅니다. 식품영양학적 측면에서 한식과 양식을 비교하신다면….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식이 양식에 비해 더 우수하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볼 때 실제로 한식은 양식에 비해 훨씬 훌륭한 음식이에요. 외국에 나가 행사를 많이 치르는데, 한식은 조리법이 다양하고 식재료가 풍부해요. 서양에는 육식을 배제하고 야채만 먹는 채식주의자가 많은데 한국의 산채음식이나 약선음식으로 그들에게 다 맞추어줄 수가 있어요. 특히 서양음식은 칼로리가 높고, 한식은 칼로리가 낮아 건강면에서도 좋을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채소를 생으로, 혹은 살짝 데쳐서 무치기도 하고, 염장해 발효시켜서 먹기도 합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명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식이 갖고 있는 건강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일품요리인 비빔밥만 보더라도 한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지요. 영양학의 측면에서 보면 하루 20~25가지의 재료를 섭취하기를 권해요. 그런데 한식의 경우 무채만 해도 파, 마늘, 깨소금, 식초 등 6~7가지의 양념이 들어가요. 양식은 조리할 때 소금, 후추 등 몇 가지 양념밖에 들어가지 않지요. 이처럼 한식은 깊은 맛을 내고 질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칼로리가 낮고 채소를 많이 이용하는 게 특징입니다. 잡채처럼 기름진 음식이라 해도 동물성 고기는 30%를 넘지 않고 갈비찜을 하더라도 밤, 대추, 은행 등을 넣어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고요.”

-우리 몸에는 단백질도 중요하지만 섬유질을 섭취해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현대인은 음식을 잘 안 씹어 혈관이나 장과 관계된 질병이 많아요. 섬유질이 노폐물을 같이 가지고 나가고 장(腸)을 청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음식에는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어요. 서양은 섬유질을 섭취하기 위해 샐러드를 먹는데, 많이 먹기 힘들어 드레싱을 하거나 올리브 오일을 첨가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큰 부담 없이 채소를 생으로 무치거나 살짝 데쳐서 먹으니 비교가 안 되지요. 한식에서 채소를 한번 데쳐내는 건 음식을 부드럽게 하고 식중독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외국에 나가 한식 홍보 활동도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한식이 양식에 비해 훌륭한 음식인 건 틀림없지만 외국인에게 우리 음식이 좋으니까 먹으라고 강요하면 역효과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문화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해요. 예컨대 당신들은 스테이크를 이렇게 먹는데 우리는 떡갈비를 이렇게 조리해서 먹는다는 식이지요. 그들도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기 때문에 대단히 좋아요. 그리고 공간전개형인 한식의 한상차림을 보여주면 ‘원더풀’이라고 박수를 쳐요. 양식은 요리가 하나씩 나오는 시간전개형이기 때문에 빈약해보이지만 한식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꽉찬 느낌을 줘 외국인도 놀랄 수밖에 없어요. ‘당신은 지금 500년 전의 왕이 드시던 수라상을 먹고 있어요’라는 한 마디는 그들에게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가는 것 같았어요.”

-이런 점에서 한식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문화재청과 민간의 합동노력이 있다면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저는 문화홍보를 위해서 한식을 알리기보다는 우리 음식 자체가 좋아서 세계인과 공유하고 싶은 것이지요. 그런 노력과 함께 한식의 우수성, 다시 말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고 영양학적으로 영양가 만점의 한식을 알림으로써 웰빙시대에 걸맞는 한식의 세계화를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해 열린 한국음식관광박람회에 홍콩의 슈퍼모델 출신 바넷사 윙이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했는데….

“바넷사 윙이 외국 연예인이어서 명예 홍보대사로 임명한 게 아니라 실제로 한식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임명했어요. 홍콩에서 패널로 한국문화와 음식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맡는가 하면, 한국에 와서 한식을 배워 홍콩에서 한식당을 내는 게 꿈이라고 해요. 외국의 슈퍼모델에게 한식 조리사가 되는 꿈을 심어주었으니 한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지요.”

-외국기업 테팔과 함께 한국인의 밥맛에 대해 연구하셨지요?

“주방용품 업체 테팔이 유럽에서는 휘슬러를 압도적으로 이겼는데, 한국에서는 휘슬러와 한국기업 쿠쿠에 뒤져 한국인의 밥맛을 연구해보자는 프로젝트를 제안했어요. 6개월간 평가 패널을 훈련시켜 유명업체 밥솥의 밥맛이 어떻게 다른지를 평가했어요. 테팔에서 온 부사장은 한국인의 밥맛이 다 똑같다며 구분하지 못하는데, 기계처럼 훈련받은 패널은 기가 막히게 밥맛을 구분해냈어요. 그냥 먹으며 맛있다고 하는 건 기호검사일 뿐 진정한 평가는 아니지요. 우리 팀은 한국인의 밥맛을 평가하면서 재미있는 걸 발견했어요. 한국인은 어릴 때부터 미각 훈련을 하는 프랑스보다도 더 미각이 발달해 있는 것을 알았어요.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았지만 밥은 주식이고, 반찬은 부식이어서 항상 조화로운 밥맛을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김동희 조리명인이 다른 조리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대학원에서 고전 문학과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덕분에 외국에 나가 한식을 홍보할 때 한식의 유래와 한식이 갖는 영양적인 부분을 동시에 설명해줍니다. 단순하게 한식의 우수성을 강조하기보다 스토리텔링을 겸한 과학적인 설명이 외국인의 가슴에 더 와 닿는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또 조리사의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강의를 하면서 한식메뉴개발사, 김치교육지도사, 음식문화평론가, 아동요리지도사, 시니어 웰빙 메니저 등 5가지 자격증을 교육시키고 있어요. 특히 사람의 수명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시니어 영양관리가 대단히 중요해졌어요. 영양관리만 잘해도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요리강의를 통해 삶의 질도 향상시키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있어요.”

한국 음식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한식엑스포를 꿈꾸고 있는 김동희 조리명인. 그는 국내 조리사의 경연대회가 아니라 외국인 한식 조리사가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한식엑스포를 조직해 외국인이 관광패키지로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따라해 보는 김동희 교수의 비법 3제(題)


♠ 소고기 피망 볶음


■ 김동희 교수의 소고기 피망 볶음 레시피


소고기 300g, 방울토마토 8개, 청‧홍피망 1/2개씩, 양파 1/4개, 잣 1작은술

고기 밑간: 베이킹파우더 1/2작은술, 물 2큰술, 설탕 1작은술, 청주 1큰술, 간장 1작은술, 녹말 1.5큰술

소스: 굴소스 2큰술, 설탕 1작은술, 물 1/2컵, 녹말 1큰술

■ 소고기 피망 볶음 만드는 방법


① 얇은 두께의 소고기를 가로 2cm, 세로 5cm 길이로 썰어 밑간재료를 섞고 고기를 30분 정도 재워둔다.(소고기 1차 밑간)

② 방울토마토 8개를 씻어 준비한 후 작게 자르고 양파, 피망을 채 썰어둔다.

③ 굴소스 2큰술, 설탕 1작은술, 물 1/2컵, 녹말 1큰술을 섞어 소스를 만들고 잣을 약간씩 준비한다.(부 재료 손질하기/소스 만들기)

팬을 달군 후 기름 2큰술을 넣고 소고기를 볶다 익으면 소스를 넣어 살짝 볶는다.

⑤ 채썬 양파와 피망을 넣고 빨리 섞는다. 또 손질한 방울토마토와 잣을 한꺼번에 넣고 볶는다.

♠ 두부버섯 강정


■ 김동희 교수의 두부버섯 강정 레시피


두부 1모, 표고 2개, 양송이 4개, 청피망1/4개, 홍피망 1/4개, 소금

소스:고추장2t, 고춧가루1.5T, 기름1T, 간장2T, 설탕1T, 마늘1t, 참기름1t, 물엿 4T, 청주1T, 맛술1T, 후추 1/4t (T:큰술, t:작은술)

■두부버섯 강정 만드는 방법


① 두부를 사방 2cm 정도로 자른 다음 소금 1/4작은술을 솔솔 뿌려 물기를 뺀다.

② 10분 정도 지나 두부의 물기를 제거하고, 녹말을 묻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단단하고 노릇하게 지져낸다.

③ 양송이의 껍질을 제거하여 두부크기로 자르고, 표고도 같은 크기로 잘라 녹말을 묻힌 뒤 지져낸다.

④ 피망은 사방 1cm크기로 자른다.

⑤ 냄비에 고추장2t, 고춧가루1.5T, 기름1T, 간장2T, 설탕1T, 마늘1t, 참기름1t, 물엿 4T, 청주1T, 맛술1T, 후추 1/4t을 넣어 보글보글 끓이다가 튀긴 두부와 버섯을 넣고 조리다 피망, 땅콩가루를 넣고 바싹 조린다.

♠ 떡피자


■ 김동희 교수의 떡피자 레시피


떡볶이용 떡 200g, 양파1/2개, 피망1/2개, 양송이 3개, 미니 프랑크소시지 3개, 방울토마토 3개, 피자치즈 100g, 케찹 1/2컵, 월계수잎 3장, 다진 마늘 1큰술, 간장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맛술(또는 와인) 1큰술, 물 1/2컵, 식용유 약간

■떡피자 만드는 방법


① 양파, 피망, 양송이, 소시지, 토마토를 반은 다지고, 반은 채썰어 둔다.

②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 1큰술을 약하게 볶다가 다진 채소와 케첩1/2컵, 물 1/2컵, 간장 1작은술, 술 1큰술, 월계수잎을 넣고 은근하게 조린 다음 설탕을 넣어 마무리한다.

③ 오븐용 접시에 기름을 바르고 떡을 고르게 편 다음 위의 소스를 바른다.

④ 채썬 채소를 고르게 펴고 맨 위에 피자치즈를 편 다음 180도 예열된 오븐에서 10~15분 정도 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