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스페셜]오영택 서경대 프랜차이즈학과장

공유
0

[스페셜]오영택 서경대 프랜차이즈학과장

"회사추천 근로자 대상 첫 모집…반값등록금,토요일 수업 장점"

▲오영택서경대학교프랜차이즈학과장이서울정릉캠퍼스에서프랜차이즈학과의비전을설명하면서환한미소를짓고있다.[사진=홍정수기자]
▲오영택서경대학교프랜차이즈학과장이서울정릉캠퍼스에서프랜차이즈학과의비전을설명하면서환한미소를짓고있다.[사진=홍정수기자]


[글로벌이코노믹=이진우 기자] 가맹점 수 30만개, 종사자 수 150만명, 총 생산액 100조원.
한국 프랜차이즈산업의 현주소이다.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만의 매장 관리와 영업 마케팅의 경영 노하우, 독자적인 상품(메뉴) 등 성공비법을 가맹점에 전수하고, 상품 제조 및 판매에 소요되는 원·부자재를 통합 물류시스템으로 공급함으로써 비용절감 및 수익 극대화를 도모하는 유통 서비스업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손꼽히는 대표 브랜드로는 토종인 BBQ, 놀부, 카페베네를 비롯해 해외의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이 있다.

한 산업이 태동기를 거쳐 성장기에 진입하면 외형적 확대 못지 않게 질적인 전환을 요구받게 마련이다.

한국 프랜차이즈산업도 약 30년 동안 숱한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양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상대적으로 질적인 성장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전문가들은 순수 전공자 출신이라기보다 그동안 업계에서 잔뼈가 굵어온 현장일꾼 출신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산업을 체계적이고 정통으로 다루는 고등교육 과정이 전무하고, 그 결과로 전문인력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프랜차이즈산업 현실에서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작년 12월 26일 한국프랜차이즈협회와 서경대학교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학부과정의 프랜차이즈학과를 신설하기로 합의한 것이었다.
이날 협회와 대학 측은 프랜차이즈학과 개설을 계기로 글로벌 경쟁시대에 걸맞는 맞춤형 프랜차이즈 전문인재 양성은 물론 정책 개발, 공동연구사업 진행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내 첫 프랜차이즈학과 탄생에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던 서경대 프랜차이즈학과 오영택 학과장을 지난 11일 서울 정릉동 서경대 캠퍼스에서 만나 프랜차이즈학과의 개설 당위성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오영택서경대학교프랜차이즈학과장.[사진=홍정수기자]
▲오영택서경대학교프랜차이즈학과장.[사진=홍정수기자]


프랜차이즈학과 신설 얘기가 있었지만 예상밖으로 빨리 결실을 맺었는데

“프랜차이즈 학부과정 개설은 사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조동민 회장의 아이디어이며, 주요 추진 사업이기도 했다. 조 회장이 작년 11월 취임 이후 여러 대학에 학부 개설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달 조 회장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프랜차이즈 학과를 추진하는데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 때 얘기를 듣고 퍼뜩 떠오른게 교육부가 시행중인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법’이었다. 대학과 산업체가 근로자 재교육 차원의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계약을 맺고 정부는 학위를 인정해 주고, 산업체는 근로자 학생을 추천하고 일정비율의 학비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교육부의 지원법을 들은 조 회장이 깜짝 놀라며 ‘그런 좋은 제도가 있었냐’며 당장 학교와 협의해 업무협약(MOU)를 맺고 학과개설 작업을 진행하자고 제의했다.

쇠뿔도 단 김에 뺀다고 바로 며칠 뒤인 12월 26일 서경대학교에서 최영철 총장과 프랜차이즈협회 조동민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첫 프랜차이즈 학부과정 개설 MOU를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 프랜차이즈 관련 전문교육 과정이 전혀 없었나.

“세종대학교 대학원에 석·박사 과정은 있다. 하지만 대학 학부과정의 프랜차이즈학과는 없다. 올해 봄학기에 개강하는 서경대 프랜차이즈가 국내 1호이다. 세종대 석·박사 과정도 관련 전공자(학생) 중심이 아닌 프랜차이즈협회 회장단이나 CEO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이달 25일까지 학생을 모집하던데 서경대 프랜차이즈학과에 응시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우선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에 다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응시 자격은 프랜차이즈협회의 추천을 받아야 주어진다. 물론 소속 회사의 추천도 필요하다. 모집분야는 신입과 편입으로 나눠지며, 정원은 각각 20명이다. 신입학생 자격은 고졸자이며, 편입은 2년제 대학 이상이면 가능하다.”

응시자격에 ‘대학교와 거리가 100㎞ 이내일 것’이란 단서조항이 있던데.

“앞에서 언급한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법’에 명시된 내용으로 대학에서 100㎞ 이내의 거주지에 있는 학생(근로자)으로 거리 제한을 두고 있다. 이는 지방대학들이 최근 수도권 분교를 개설하면서 지방의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심각한데, 이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거리제한을 둔 것이다. 지방대학의 수도권 진입을 막고, 지방 우수인재의 수도권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서경대 프랜차이즈학과 역시 100㎞ 이내에 거주하는 학생(근로자)이나 기업에게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첫 입학생들을 산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여러 특전이 있지 않나.

▲오영택서경대학교프랜차이즈학과장.[사진=홍정수기자]
▲오영택서경대학교프랜차이즈학과장.[사진=홍정수기자]
“관련법에 의거, 신입/편입생을 추천해 입학시킨 소속 기업은 등록금(1학기 210만원)의 50% 이상 지원하도록 돼 있다. 해당법에선 ‘계약학과’ 개설에 따른 의무규정으로 적시하고 있다. 계약학과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산업체와 대학이 학부(학과) 설치 및 운영을 계약하고 직원의 재교육 및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산업체의 요청에 따라 맞춤형 교육과정 시스템을 구축한 학사학위 인정의 학과를 뜻한다. 서경대 프랜차이즈학과도 ‘계약학과’에 해당한다. 따라서 학생(근로자)이 회사를 그만 두면 자동 제적(퇴학) 처리된다.

참고로 경우는 다르지만, 한 산업체 동일 직종 근로자의 학생이 일정 숫자 이상 되면 단독학과 운영도 가능하다. 가령 반도체, 외식 등 한 직종에서 입학생이 15명 채워지면 반도체학과, 외식프랜차이즈 학과 같은 학부과정이 개설될 수 있다. 다만 한 기업체에서 매년 같은 숫자의 입학생들은 지속적으로 채우며 운영해야 한다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그 실현성에 대해선 장담하기 힘들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매주 툐요일 하루 4개 과목 수업을 한다. 한 과목에 3학점씩 총 12학점이며, 여기에 계절학기 2개 과목 6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결국 1학기 이수학점은 총 18점인 셈이다. 이렇게 전체 8학기를 하면 졸업이수 126학점을 충족시키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과목은 프랜차이즈 및 경영 일반이론 등 전공 분야와 교양 분야로 나눌 예정이다. 현재 과목 최종 선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수진은 국내에 프랜차이즈 전공 전문가가 거의 없는 실정인데다 서경대학이 표방하는 교육방향이 ‘실용교육’인 만큼 일부는 프랜차이즈협회 추천을 받을 생각이다. 협회 추천 교수진은 프랜차이즈 실무 위주의 교육을 담당한다. 즉, 이론보다는 프랜차이즈산업 현장의 노하우 등을 전수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다. 올해는 일단 협회추천 2~3명을 받을 예정이다.”

개설 초기인 만큼 프랜차이즈협회 회원사 중심 학생추천이 많을텐데, 가맹점 학생 입학 계획은 없는가.

“일단 프랜차이즈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만큼 회원사의 인재양성에 맞춰 추천받을 것이다. 회사와 협회 추천만 있으면 사실 면접을 별도로 할 필요가 없다. 현재는 가맹본부 위주로 입학추천이 이뤄지겠지만, 앞으로 가맹점 대표(점주)나 직원도 학생추천 범위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프랜차이즈학과의 명칭에 걸맞게 본부와 가맹점을 아우르는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의 인재양성, 경영합리화에 기여하는 쪽으로 강화하는게 맞다고 본다.”

▲지난달26일서울정릉서경대학교본관회의실에서열린한국프랜차이즈협회-서경대산학협력업무협약양해각서체결식에서양측관계자들이기념사진을찍고있다.앞줄왼쪽두번째부터오영택서경대프랜차이즈학과장,최영철서경대총장,조동민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사진=한국프랜차이즈협회]
▲지난달26일서울정릉서경대학교본관회의실에서열린한국프랜차이즈협회-서경대산학협력업무협약양해각서체결식에서양측관계자들이기념사진을찍고있다.앞줄왼쪽두번째부터오영택서경대프랜차이즈학과장,최영철서경대총장,조동민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사진=한국프랜차이즈협회]


프랜차이즈학과의 전망을 향후 프랜차이즈산업 성장과 연결시켜 얘기해 주신다면.

“일단 첫 학기 학생 모집 달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 프랜차이즈협회 회원사 대표들의 인재양성 마인드만 있다면 학과는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학과 발전에는 협회와 가맹본부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산업의 미래는 세계산업의 발전 방향이 3차산업으로 재편 성장하는 만큼 시대적 대세로 전망이 밝다. 현재 국내경제의 최대 이슈인 일자리 창출, 지속성장, 글로벌(수출) 확장을 동시에 해결할 산업은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산업이다. 서비스산업에 금융, 교육, 의료, 유통, 물류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유통과 외식이 서비스업의 중심에 설 것이다.

문제는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이 처한 현재 상황이다. 국내 제조업이 초기에 선진국 기술을 따라하는 수준에서 이제는 글로벌 톱 기술로 세계시장을 석권한 것처럼, 프랜차이즈산업도 국내기반 다지기를 거쳐 해외진출을 서둘러야 한다. 일부 국내 유통업체들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는 것도 좋은 본보기다.

프랜차이즈도 내수 시장이 포화 수준에 이르고 있기에 더더욱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럴려면 프랜차이즈쪽에서도 글로벌 전문인재가 절실하다. 이론과 실무 지식은 물론, 언어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지 않은 한국 프랜차이즈산업의 미래는 힘들다고 본다. 물론 초창기에 프랜차이즈산업의 시행착오로 정부와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어느 산업이든 발전단계에서 성장통을 겪지 않는가. 그럴수록 프랜차이즈산업 종사자들은 헝그리 정신으로 도전하고,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음달 새 정부가 출범한다. 프랜차이즈산업을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일자리창출, 경제활성화, 민생 개선 등 산적한 과제들이 많다. 이런 현안의 근원은 산업 구조의 문제라고 본다. 선진국일수록 3차 서비스산업이 발달돼 있다. 모두 우리나라 산업도 서비스산어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서비스산업 중 병원, 학교, 금융 등이 있지만 이런 업종은 서민들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오히려 서민에 가장 쉽게 밀착할 있는 업종은 결국 유통이다. 프랜차이즈산업을 포함한 유통산업의 성장과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산업구조의 문제를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 본다. 그런데 정부는 프랜차이즈에 대해 잘 모른다.

따라서 새 정부에선 프랜차이즈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대로 된 지원정책이 나오길 바라며, 주무부처에 프랜차이즈산업과를 독립적으로 개설 운영할 것을 건의하고 싶다.

끝으로 프랜차이즈산업이 잘 되려면 산업 주체들이 올바르게 해야 한다. 왜곡과 편견의 인식은 어차피 업계나 협회가 앞장서서 고쳐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선 가맹본부의 경영 기본이 튼튼해야 한다. 자금, 인재, 시스템 등을 잘 운영해 가맹점에도 그대로 공정하게 지원해야 한다. 가맹점들을 원칙있게 잘 이끌고 간다면 엉터리 가맹본부나 엉터리 가맹점이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오영택 학과장 주요 경력


△한양대 화학공학과 졸업 △일본 와세다대 경영과학대학원 △명지대 대학원 산업공학박사 △한국물류협회 물류관리사회 회장 역임 △㈜푸드원 대표이사 역임 △(현)한국생산성본부 물류지도위원 및 교수 △(현)한국3자물류협회 물류연구원장 △(현)서경대 물류유통경영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