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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황정민·이정재, 과연 이름값…영화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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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황정민·이정재, 과연 이름값…영화 '신세계'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배우 최민식(51) 황정민(43) 이정재(40)가 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 속으로 들어왔다. "촬영장에 놀러가는 기분"이라고 말할 정도로 호흡도 좋았다.

박 감독은 6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처음에는 워낙 에너지들이 강한 사람들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정말 편하게 작업했다. 나는 모니터 앞에만 앉아있으면 됐다. 배우들이 어떻게 캐릭터를 잡아야할 지 나보다 더 고민하고 연구해 오기 때문에 나는 거기에서 취할 부분만 취했다"고 전했다.
"세 분이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였다. 영화가 한 쪽으로 치우치면 깨질 수 있는 스토리인데 배우들이 서로 배려하면서 연기했다. 편한 현장이었다."

최민식은 "영화를 보니 많이 아쉽고 부족한 게 느껴진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인데도 짧게 느껴진다. 서너시간 정도 진행되며 섬세하고 디테일한 남자들의 욕망이 묘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작품 속에서 좀 더 보여주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주어진 시간에 보여주는 게 벅찬 느낌이다"며 아쉬워했다.

최민식은 위장 잠입수사 작전의 판을 짜 8년 전 '이자성'(이정재)을 깡패조직 '골드문'에 잠입시킨 경찰청 수사기획과 '강 과장'이다. 가족도 없이 컵라면과 담배를 달고 사는 베테랑 형사다. 목표를 위해서는 부하인 자성에게도 음모와 협박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나쁜 구석도 있다. 골드문 후계자 결정에 개입, 조직을 경찰의 손아귀 안에 넣으려는 신세계 작전을 설계한다.

최민식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두 사람 다 프로페셔널한 배우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없어도 기본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굉장히 연기를 잘하고 편했다. 즐거웠던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새삼 동료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좋은 소프트웨어가 모여서 같이 공유하고 호흡하면서 하나의 작품에서 좋은 시너지를 냈다. 자화자찬 같지만 작업과정에 있어서만큼은 매우 괜찮았다"는 마음이다.

신입 경찰관 시절 강 과장에게 스카우트돼 국내 최대 범죄조직 골든문에 잠입한 '이자성'은 8년 동안 경찰신분을 숨긴 채 조직원으로 살며 골드문의 실세 '정청'(황정민)의 오른팔로 자리 잡았다. 같은 경찰임에도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장기판의 말처럼 취급하는 강 과장, 형제의 의리로 아껴주는 정청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이정재는 "최민식, 황정민과 연기했을 때는 내가 하나도 눈에 안 보일까봐 걱정이 됐다. 이 작품으로 연기 인생이 끝이 나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두 선배님들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호흡을 잘 맞춰줬다. 캐릭터가 분출하는 것보다 자제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힘들기도 했지만 촬영 현장이 재미있어서 그런 작은 스트레스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잘 봐줘서 감사드린다."

황정민은 골드문의 실질적 후계자로 주목받는 '정청'이다. 농담을 즐기고 수하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낭만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쳐야할 때 가차 없이 쳐내는 냉철함과 잔혹함을 동시에 지녔다. 여수 화교 출신으로 맨주먹으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함께한 자성을 형제의 정과 친구의 의리로 믿고 아낀다.

황정민은 "두 배우와 함께 한다는 게 유쾌했다. 영화 자체는 공기가 무겁게 다가왔지만 현장에서는 굉장히 좋았다. 놀았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영화 대사의 50%이상이 애드리브였다. 이렇게 무거운 캐릭터일 줄 몰랐다"며 웃었다.

골드문 회장이 갑자기 사망하자 강 과장은 후계자 결정에 직접 개입하는 '신세계' 작전을 짠다. 피도 눈물도 없는 후계자 전쟁으로 정청은 8년 전 고향 여수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친형제처럼 모든 순간을 함께 해 온 자성에게 더욱 강한 신뢰를 보낸다.

작전의 성공만 생각하는 강 과장은 계속해서 자성의 목을 조여가고 시시각각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하는 자성은 언제 자신을 배신할지 모르는 경찰과 형제의 의리로 대하는 정청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박 감독은 "갱스터 영화에 대한 끌림으로 시작했지만 남자들의 세계, 자신의 목표와 욕망을 향해 목숨까지 걸고 나아가는 멋진 남자들의 세계를 그리고 싶었다. 통제할 수 없이 강력해진 범죄 조직을 컨트롤한다는 목표와 정의로움을 믿고 음모와 배후 조종이라는 악인의 수단을 선택하는 경찰, 이와는 대조적으로 조직의 1인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을 형제애와 의리로 풀고자 했다. 한마디로 깡패들이 넥타이를 매고 정치를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최민식은 "이제는 피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런 영화 다시 찍지 맙시다"고 눙치면서도 "주제가 무겁지만 담아내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 표현된 것 같다. 만족스럽다"며 즐거워했다.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