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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제 춘향가의 미적접근’ 학술대회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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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제 춘향가의 미적접근’ 학술대회에 다녀와서……

[독자얼레빗(106)]

[글로벌이코노믹=양훈 기자] 판소리 : ‘북 장단에 맞추어 소리꾼이 몸짓을 섞어 가면서 일정한 대사와 소리로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우리 민족 고유의 극적인 노래.’ -초등국어 개념사전에서-

2013년 3월 21일 목요일. 평소 자주 듣고, 보지 못하는 음악적 갈급함은 한국전통음악학회 주최로 중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에서 진행된 ‘김세종제 <춘향가>의 미적접근’이란 학술대회로 나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판소리는 본디 판놀음의 하나로 불리던 것이 혼자 떨어져서 독립한 갈래이다. 또한 판소리는 긴 이야기의 내용을 말로 된 아니리와 창으로 된 소리 대목을 섞어서 혼자 오래도록 부른다. 이렇게 불리는 방식은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아는 유사한 방식으로 서유럽의 오페라를 들 수 있다.

판소리가 민족적 사랑을 받는 이유는 우리네 마음을 뒤흔드는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웃음과 눈물의 변화무쌍한 교체와 반복에, 갑자기 우스꽝스러운 말을 하다가 슬픈 대목으로 옮겨가는 일이 곧잘 일어난다. 그래서 판소리 한바탕을 완전히 듣자면, 광대의 소리 솜씨에 청중들의 감동과 함께함이 있게 된다. 이렇게 판소리는 웃음과 눈물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키는 예술적 기교를 보태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판소리는 교통이 편리하지 않던 시절에 지역적 사투리, 말버슴새, 판소리의 소리 바탕에 대한 생각 등에 기초해서 지역적인 법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판소리의 큰 갈래를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등으로 정착시킨 바 있다. 이러한 지역 소리제는 판소리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했으나, 오늘날에는 그 구분이 모호해지기도 한다.

판소리는 내력이 깊고 소리의 바탕이 어려워 즉흥적인 변화의 기운이 생동하는 음악이므로 소리판의 생리에 마음을 맡기고 흘러가는 대로 소리를 듣는 것이 최상의 감상법이다. 그러한 맛은 음반으로는 느낄 수 없다. 소리판에 가서 가슴을 적시고 들어야 생겨난다.

더욱이 ‘아는 만큼 보이고 더 잘 들을 수 있다’는 법칙이 틀린 말은 아니다. 청중의 수준이 판소리 광대의 수준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더욱 소리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제 판소리가 유네스코 세계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는 기쁜 일만이 아닌 것으로 우리의 곁에서 사라져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판소리의 미래가 있는가? 우리 문화에 대해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의 가치를 논하는 천박한 정책과 우리의 문화에 점점 멀어지는 세태에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판소리 산업의 미래는 어려운 시절에 비하면 대단히 밝다고 표현하고 싶다. 판소리의 학습체계도 갖추어지지 않았던 시절의 어려움은 적어도 지금은 없다. 그러나 판소리 산업의 핵심적 주체는 청중이다. 판소리가 위기에 서는 까닭은 청중의 감소에 따른다. 청중의 귀가 멀고 수가 감소하니 이는 참으로 소리판이 잘될 리 만무하고 산업 일꾼들이 나설 이유가 없다.

모두 나서서 모두가 판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매우 불행하지만 어쩔 수없이 판소리의 미래는 청중이 결정한다. 이제라도 우리 청중의 추임새가 그득한 소리판이 꾸며지기를 학수고대하며 일부 사람들의 숨은 노력과 전유물이 아닌 민족의 소리로 널리 퍼져 나가길 기원한다.

참고 : “판소리의 내력과 생명력, 김헌선, 경기대 국문과 교수”

▲김세종제판소리학술대회판소리축하공연과청중
▲김세종제판소리학술대회판소리축하공연과청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