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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댄스는 탯줄이며 생명표현의 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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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댄스는 탯줄이며 생명표현의 춤이다"

[스페셜-(사)카밀라 오리엔탈 벨리댄스협회 김현정 대표]

선정적 배꼽춤으로 남성들 性的시각을 만족시키는 춤 인식은 오해


원래 多産 기원과 결혼식 신부를 위한 파티서 추던 여성을 위한 춤


전국 5000여명 프로 활동…곧 권익옹호 위한 협동조합 만들어질 것


[글로벌이코노믹=김종일 전문기자] 인간에게는 109개의 구멍이 있다. 그 중에서도 100개가 복부에 집중되어 있다. 100개의 구멍이 다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배꼽이라고 한다.

이슬람문화권 여성들이 추는 배꼽춤으로 알려진 벨리댄스. 벨리댄서들은 “벨리댄스는 생명의 춤이다. 배꼽의 드러냄은 생명을 공표하는 것”이라며 “문명 중심으로 해석할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춤”이라고 문헌적으로 증명한다.

벨리댄스가 국내에서 역사성과 문명성을 부여받지 못한 채 관능미와 성적 시각으로만 조명된 이유와 관련, “남성들의 시청각을 만족시키기 위한 춤으로 언론이 잘못 해석하여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사)카밀라 오리엔탈 벨리댄스협회 김현정 대표를 만나 프로벨리댄서들이 겪는 고충과 벨리댄스경제효과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벨리댄스는 남성을 위한 춤으로 인식하고 있다.

“틀려도 아주 많이 틀렸다. 관능적으로 보려는 천박성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벨리댄스는 다른 여성들, 즉 다산 기원식 또는 결혼하는 신부를 위한 파티에서 의례적으로 행해져 왔다. 쉽게 말한다면, 우리네 고급 파티 행사 정도로 인식하면 된다. 이때, 남성은 참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문헌은 증명하고 있다.”

-벨리댄스의 기본에 대해 설명해 달라.

“벨리댄스는 신체 중심부분인 배꼽으로부터 퍼져나오는 기(氣‧energy)를 축으로 하여, 여성의 뼈와 근육 구조에 골고루 퍼져 나가도록 아주 과학적으로 설계됐다. 신체의 각 부분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시키는 동작이다. 신체의 각 부분을 감각적인 추임세로 확장‧독립시켜 연동하게 한다. 주로 맨발로 공연하는데,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이 존재한다는 상징성을 나타낸다.”

-벨리댄스의 자화자찬 내지는 신비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들린다.

“과학의 춤이라고 말했지 않나. 자화자찬이 아니다. 신비롭다는 표현이 맞다. 벨리댄스는 모성애와 생명의 잉태, 분만의 고통과 새 생명이 세상에 나올 때의 행복을 표현하는 춤이다. 여자의 몸을 위해 디자인 된 댄스로서, 복부근육과 힙, 가슴 움직임이 포인트인 근육댄스다. 벨리댄스는 발레와는 사뭇 다르게 움직인다. 벨리댄스는 자연법칙과 같고,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벨리댄스는 보여주는 춤인 유럽의 발레와는 달리, 관객과 댄서가 하나가 되어 박수를 치면서 즐기는 참여형 춤이라는 면에서 발레와 다르다 할 수 있다.”

-의상과 장신구가 복잡하고 화려하다.

“벨리댄스 의상은 색상이 원색적임과 동시에 하늘거리는 특색을 갖는다. 스카프와 베일로 신비성을 강조한다. 캐스터네츠와 비슷한 핑거 심벌(Finger cymbal‧놋쇠 재질로 ‘질(Zill)’ 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은 기원전 2세기 이전부터 만들어 졌으며, 가족의 부를 상징함은 물론, 긴급 피난 이후에도 가정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제도구화 했다. 동전 등을 매달아 만든 벨트 역시 주요 장신구 중 하나이자 경제활동도구다.”

-벨리댄서가 되려면 날씬한 미녀라야만 하는가?

“아니다. 과정을 통해서 예뻐질 뿐이다. 차별과 구별을 두지 않는 춤이다. 진정한 벨리댄서와 관련해서 말한다면, 아름다움에 관한 기준은 동서양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할 수 있다. 중동지역의 경우, ‘뼈에 살이 좀 더 많이 붙은’ 여성들을 선호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벨리댄스는 복부의 살과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이 많으므로 적당히 체격이 있으신 분들에게 더 적절하다 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날씬함을 우선시한다. 나라와 문화권 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벨리댄스를 보면 약간은 당혹스럽다. 선정적이라는 혹평이 나온다.

“오해에서 비롯됐다. 옷을 벗고 추는 댄서는 스트립댄서지 벨리댄서가 아니다. 중동의 하렘 여자들처럼 천하게 치장하는 댄서들은 벨리댄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벨리댄서인양 선정적이고 부정적 방향에서 국내 언론이 조명하였고, 이에 일부 동조한 댄서들이 만들어낸 비극적‧비문화적 혹평일 뿐이다.”

-꼭 배를 내보이고 추어야 하나?

“해수욕장에 청바지를 입고 들어가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듯이, 벨리댄스 역시 배, 특히 배꼽을 내놓고 추든, 드러내지 않고 추든 그건 댄서의 결정일 뿐이다. 더운 나라일수록 배꼽을 내 놓고 춘다. 인도나, 중동에 가면 배꼽을 내 놓고 다녀도 누구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시각을 바로 잡아야한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벨리댄스를 배우기에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구청이나 문화원에서 체육복을 입고 배우는데 한 달 수강료가 2만원에 불과하다. 돈이 많이 혹은 적게 들어감은 전적으로 수강생들의 몫이다. 단순히 운동 혹은 취미만을 위해 배우는 경우라면 많은 돈이 필요치 않다.”

-그렇다면 프로댄서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가?

“대략 5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전문과정 3개월을 마친 후 각급 협회에서 인증하는 자격증을 취득해야하는데, 마스터급, 1급, 2급, 3급 등으로 격이 나눠져 있다. 마스터가 되어야 진정한 프로로 입문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마다 자질과 재능이 다르기 때문에 꼭 5년이라는 기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며, 3년만에도 프로로 입문하는 경우가 있고, 10년을 해도 프로입문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5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경험상 대략 1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

“솔로 프로벨리댄서의 경우 월수입이 500만 원에서 600만 원 가량이다. 많이 버는 경우 한 달에 1000만 원 정도 번다. 그러나 대부분은 두 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최근에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권익옹호와 시선개선 작업에 나서는 분들이 제법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프로벨리댄스협동조합이 조만간 가시화 될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벨리댄스 협동조합을 설립한다면, 기존의 협회와 갈등이 있지 않겠나?

“대한민국 법 테두리 내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정부가 설정해 놓은 가이드라인 내에서 협동조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3세대 프로벨리댄서 시대가 오고 있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으며 기대해도 되는가?

“이미 뜻을 동조하는 사람들이 모여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관련 서류가 거의 준비된 것으로 안다.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봐 주길 빈다. 잘 될 것이다.”

-프로벨리댄서들이 비애감을 많이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가?

“터키 등 중동국가로 여행을 다녀온 분들의 예를 들겠다. 정통 벨리댄스를 보고 온 사람들이 아닌 싸구려 스트립쇼를 보고 온 일부 남성들이 인간적 자존감 상실과 함께 모멸감을 갖도록 한다. 비문화적이고 또한 교육받지 못한 분들의 거친 용어 사용과 말들을 들었을 때,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하고 자문한다.’ ‘심지어는 신용카드를 벨트에 꽂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격조가 많이 떨어지는 그런 분들을 대하면서 거꾸로 인간의 성숙함을 배우게 된다.”

-모독적인 순간에 어떻게 대처하나?

“초보 프로벨리댄서들은 분을 참지 못해 그만 두거나, 춤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프로들은 이를 승화해 낸다. 엄마 탯줄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는가? 벨리댄스는 탯줄이다. 숭고함을 머릿속에 수놓듯 인내한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있지 않은가? 과도기 현상으로 인식하고 우리 프로벨리댄서들이 더 분발하고 노력하면 머지않은 장래에 인식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 프로벨리댄서는 몇 명이나 되는가?

“대구의 경우 100여명, 부산의 경우 200여명, 서울의 경우 2000명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적으로 몇 명의 프로댄서들이 있는지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고 있다. 대략적으로 5000명 정도인 것 같다. 정확한 것은 아니다.”

-벨리댄스 시장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동호인 숫자는 몇 명 정도인가?

“국내 유명 벨리댄스 경연대회가 100개 정도다. 이 때 유명하다는 의미는 기관장 이상의 시상이 걸린 대회를 뜻한다. 한 대회당 적게는 100명 많게는 500명까지도 참가한다. 그러나 소규모 대회가 수 천 개에 달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장 규모는 모르겠다. 적극적인 동호인 숫자가 전국적으로 3만 명 정도다. 시장규모 파악을 위해 정부가 연구용역을 실시하여 파악해 줬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져서 수강생들이 줄지 않았나?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해야한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수강생이 줄어 든 측면도 있겠지만, 벨리댄스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숫자도 종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줄어 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프로벨리댄서들의 학력은 어느 정도이며, 대학에 관련학과가 개설되어 있는가?

“진정한 프로춤꾼에게 학력을 적용하는 한국적 문화가 개탄스럽다. 굳이 말한다면, 대졸 이상이다. 많은 대학에서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했으며, 학문으로 자리 잡았다.”

-꼭 무대에 오를 때 가명(假名) 혹은 닉네임이 필요한가?

“모든 프로댄서들이 그러는 것은 아니다. 일장일단이 있다. 가명 혹은 닉네임을 갖는 것을 전문 댄서의 증거로 생각하는 일부 부류의 사람들도 있으나, 유명 댄서의 경우 자기 본명을 사용한다. 개인의 생각 차이다.”

-벨리댄스에서 성의 구분이 사라졌다. 퓨전화 됐다고 볼 수 있는가?

“기원적인 면만을 강조한다면, 남성은 배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월이 변하고, 문화도 변했다. 인터넷 등 속도가 세상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벨리댄스의 세계도 거부할 수 없게 됐다. 남성들도 많이 참여하여 프로로 활동하고 있다. 이집트나, 터키, 러시아, 중앙아시아, 미국, 유럽 등에서는 남성들이 프로벨리댄스 여성들의 동작을 응용하여 승화발전 시키고 있는 추세다.”

-국내 남성 프로벨리댄서는 몇 명이나 있으며,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

“국내의 경우, 아직은 유럽이나, 미국, 중동 등의 국가에 비해 그 숫자가 미비하다. 대략 100여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남성 벨리댄서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희소성 가치랄까? 수입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 여성 프로벨리댄서 수입의 두 배 정도라고 보면 될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