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응 스님은 그동안 한 푼 두푼 모았던 돈 6억원을 대학에 내놓기로 마음먹은 후 은행으로 달려가 학교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기부금 약정서를 쓰고, 대학을 찾아 기부하는 일반적인 관례를 깨고 송금부터 한 것이다.
또 자동차 대신 절 살림을 위해 마련한 오토바이를 20년째 타고 다니며, 한 달에 기름값으로 4000원을 사용한다. 그나마도 절 살림을 봐주는 공양주 보살이 시장을 볼 때 무거운 짐을 옮기기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동국대 김희옥 총장이 감사의 뜻으로 부산 시내에서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뜻을 전하자 이마저 거절했다. 다만 사찰을 찾은 김 총장과 차담을 나누었을 뿐이다.
스님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에도 사찰이 소유했던 토지가 수용되면서 받았던 토지보상금 3억7000만 원을 전부 기부했다.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발전기금으로 1억 원, 불교텔레비전 발전기금으로 1억 원, 중앙승가대 기금으로 1억 원, 논산군법당 기금으로 5000만 원을 내놨다.
현응스님은 “만약 내가 죽는다면 개인사찰인 영일암은 속가의 친척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출가할 때 빈손으로 출가했고, 신도들의 보시로 모인 사찰 재산이 속가 친척들에게 상속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희옥 총장은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스님께서 사회를 환하게 비추는 매우 뜻 깊은 연등하나를 밝히신 것”이라며 “소중하게 큰 뜻을 간직해 인재육성에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