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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157)]제9장, 道가 없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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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157)]제9장, 道가 없는 역사

“여기는 히말라야 기슭이오. 룸비니 동산이 히말라야 끝자락인데 원래는 인도 땅이 아니었소. 아쇼카 왕이 인도 천하를 통일하면서 이곳도 인도 땅이 되었던 것이오. 따라서 붓다는 인도인이 아니지요. 그리고 본래부터 이 나라 종족의 혈통을 이은 이도 아니었소. 기원 전 약 1700년 전에 이곳에 정착한 아리안 족의 후예였지요. 여기에 정착한 그들을 석가족이라 하는데 석은 빛이고 가는 가문이니 바로 빛의 자손이란 뜻이지요. 그러니까 석가는 천손가문이란 뜻이 되는데 모니는 신선이란 뜻이고........그러기에 석가모니는 천손인 우리와 같은 모습이었지요. 그리고 우리가 바로 아리안 족이었으니까!”

“네-에? 우리가 아리안 족이에요?”
“그렇소. 내 언제 우리의 상‧고대 역사를 말해주겠소.”

한성민은 잃어버린 한민족의 역사를 생각하고는 남북으로 갈라진 현실만큼이나 가슴이 답답했다. 부처가 태어나기 이전의 한국과 배달국, 그리고 거의 동시대에 배달국의 대를 이은 단군조선은 세계 문화와 역사의 시작이요 태두였다.

하지만 역사는 수없이 침략해온 점령군과 사대주의자들로부터 송두리째 빼앗기고 짓밟혀서 흔적조차 없으니 슬펐다.

“우리 문화가 지금 여기 아이들한테도 전승되고 있지 않소?”

아내의 손을 잡고 걷던 그는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자치기와 공기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렇군요. 자치기 공기놀이는 우리민족 고유풍속인데 여기서 볼 수 있다니 신기해요!”
“저 공기놀이는 우리의 선조께서 음양오행사상으로 천지의 도를 깨우치도록 민간에 전해주신 것이었소. 물론 음양오행사상은 중국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조로부터 중국에 전해진 것이오 만, 천지의 이치를 공기놀이로 함축해놓았지요. 그리고 자치기 역시 재미있는 놀이로 심오한 도의 이치를 숨겨놓았소.”

“어머, 그래요? 어떻게요?”

“공기놀이를 잘 보시오. 돌멩이가 다섯 개니 바로 오행을 뜻하지요. 처음 하나를 집는 것은 도에서 하나의 물질이 나옴을 의미하고, 두 번째 둘을 집는 것은 음양이 화합함을 의미하며, 셋을 집는 것은 음양화합에 의한 천지만물의 씨눈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넷을 집는 것은 만물의 뼈대를 세움이고, 다섯을 다 집는 것은 이로서 천지만물의 질적 요소가 다 완성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다섯 개의 돌을 손등에 올리고 다시 손바닥으로 잡는 것은, 손등은 음이고 손바닥은 양인데 오행이 다시 음양으로 결합해서 비로소 만물이 탄생됨을 의미합니다.”

“정말 놀랍네요! 어떻게 돌멩이 다섯 알로 천지의 이치를 함축시킬 생각을 다했을까요?”

“자치기에는 더 큰 의미를 담고 있소. 유 불 도를 함축해놓은 놀이지요.”

“어떻게요?”

“원을 그린 것은 대우주의 공(空)이며, 공속에 홈을 판 것은 현빈지문(玄牝之門)이니 이른바 만물을 탄생시킨 현묘한 음의 문이자 태극이라 할 수 있소. 즉 만물을 생출(生出)시킨 도의 문이랄까? 그리고 동시에 여성의 자궁에 해당되기도 하고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지요. 원은 모나지 않고 걸림이 없는 대우주이자 성인의 마음이라고도 할 수 있소.”

“그럼 천지창조의 이치가 자치기에 담겨있군요?”

“그렇소. 도의 이치이기도 하고 깨달음의 이치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