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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박대통령 방미 닳은꼴? 5년전 상황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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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박대통령 방미 닳은꼴? 5년전 상황 '데자뷰'

[글로벌이코노믹=정치팀]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미 기간 발생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정국의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정치권에선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미 직후 조성된 흡사한 정국 상황이 회자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모두 취임 후 비슷한 시기에 가장 먼저 미국을 방문해 정상외교 일정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에 직면, 방미 성과가 희석되고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친 사정이 오버랩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광우병 소고기' 수입 문제로 위기를 맞았다면, 박 대통령은 '윤창중 성추행 의혹'에 난데없이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먼저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4월 15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모두 30여 개에 달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을 받아 부시 전 대통령을 조수석에 태운 채 골프 카트를 직접 운전하며 양국 정상의 친근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경제대통령'을 내세웠던 이 전 대통령은 미 정부와 의회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고, 방미 기간 한미 소고기 협상이 타결되면서 한미FTA 비준의 추동력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귀국 직후 방영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계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이명박 정부는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성난 촛불민심에 밀려 청와대 참모진은 결국 취임 103일 만인 6월6일, 내각은 107일 만인 6월10일 총사퇴를 각각 선언했다. 청와대 참모진은 전원 교체됐고 내각에선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포함한 3개 부처 장관이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 장면들도 5년 전과 오버랩되는 측면이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부터 엿새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찾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백악관 정상회담에 앞서 오벌오피스 근처를 통역도 없이 10분간 단둘이 산책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상외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정상 간의 돈독한 신뢰'를 쌓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정상외교 뿐만아니라 현지 기업들을 상대로 한국 투자를 독려하는 '코리아 세일즈'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호평을 받았고,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영어로 연설해 40차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느닷없이 터진 '윤창중 사태'는 이런 방미 성과를 한순간에 빛바래게 했다. 물론 한미 양국 모두 방미 성과는 방미 성과대로 그대로 인정하고 있지만 국민의 관심의 온통 윤창중 사건에만 쏠려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외견상으로만 보면 비슷하다는 얘기를 나올 법하다"면서도 "다만 5년 전에는 소고기 협상이라는 중대 외교현안이 문제가 됐다면 이번에는 윤 전 대변인의 개인 돌출행동 성격이 짙다는 게 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