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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소만, 가득 참과 비움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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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소만, 가득 참과 비움의 철학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521)]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사월이라 한여름이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 비 온 끝에 볕이나니 날씨도 좋구나 / 떡갈잎 퍼질 때에 뻐꾹새 자주 울고 / 보리 이삭 패어 나니 꾀꼬리 소리 한다 / 농사도 한창이요 누에치기 바쁘구나 / 남녀노소 일이 바빠 집에 있을 틈이 없어 / 적막한 대사립을 녹음에 닫았도다”

‘농가월령가’ 4월령에 나오는 대목으로 이즈음 정경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24절기 중 여덟째로 ‘소만(小滿)’입니다. 소만이라고 한 것은 이 무렵에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자라 가득 차기[滿] 때문이지요. 또 이때는 이른 모내기를 하며, 여러 가지 밭작물을 심습니다. 소만에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고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 먹는 것도 별미지요.
▲ 소만에는 푸르름과 죽추, 가득 참과 비움이 공존한다.
이때 온 천지가 푸르름으로 뒤덮이는 대신 대나무만큼은 ‘죽추(竹秋)’라 하여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합니다. 또 만물은 가득 차지만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 구황식품을 구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소만은 우리에게 세상 이치를 잘 가르쳐 줍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따뜻함이 있으면 차가움도 있으며, 가득 차 있으면 빈 곳도 있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