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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망종, 보릿고개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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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망종, 보릿고개를 생각한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530)]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아홉째인 망종(芒種)입니다. 망종이란 벼, 보리 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씨앗을 뿌려야 할 적당한 때라는 뜻이지요. 이때는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는 때 입니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망종까지 보리를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하게 된다는 뜻인데 망종까지는 보리를 모두 베어야 빈터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하는 지금도 여전히 굶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그런데 50~60년대 까지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며칠씩 굶기가 일쑤여서 당시엔 “보릿고개”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등장했었습니다. 그러나 “보릿고개”란 말은 조선시대에 이미 있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보릿고개를 뜻하는 말 춘기(春饑), “궁춘(窮春)”, 춘빈(春貧)”, “춘기근(春飢饉)”, "춘궁(春窮)", "궁절(窮節)” 따위가 자주 등장하지요.
또 정확히 “보릿고개”를 뜻하는 “맥령(麥嶺)"은 정조 12권, 5년(1781) 11월 29일 등 정조 때만 세 번이나 나올 정도로 백성들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기록에도 보이는데 1931년 6월 7일 치 동아일보의 “300여 호 화전민 보릿고개를 못 넘어 죽을 지경"이라는 기사가 그것입니다. 60~70년대만 해도 굶기를 밥 먹듯 했던 아이들은 부잣집에서 술지게미를 얻어먹고 학교에 가 비틀거리는 일이 있을 정도였지요. 이제 언론에 "보릿고개"라는 말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배고픈 사람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요. 보리를 베는 망종날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