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건강도 그와 같다. 부모가 건강하면 아이도 건강하다는 것쯤은 상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변수가 있으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이 문제다. 좋은 나무에도 볼품없는 과일이 맺히기도 하고 볼품없는 나무에 좋은 과일이 맺히듯, 건강한 부모 밑에서 건강하지 못한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고, 병약한 부모 밑에서 건강한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같은 이치가 적용된다. 임신할 때 천지의 조화가 불미스러우면 건강한 아이를 생산하기 어렵다. 그래서 허준 선생이 임신할 날과 임신을 해서는 안 될 날을 가려서 의서에 실었거니와 현대과학의 시각으로 입증할 수 없다 해서 우습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러 자식들의 체질이 제 각각인 것이 현실인데 그런 현상은 무엇으로 증명할 것인가?
여하간 앞에서 말했듯 천지의 조화가 어찌되었든 그리고 아버지의 유전인자가 어떠하든, 어머니의 영향을 거의 대부분 받는다. 말하자면 태교에 의해서 성품을 교육하고 지혜를 키울 수 있듯이 건강도 어머니가 잘 다스림으로써 건강한 아이를 낳아 건강하게 기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인의 건강은 물론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산모는 음식을 가려서 먹어야 한다. 어느 누가 부모 된 입장에서 좋지 못한 건강을 대물림해주어 병약한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가슴 아픈 한 세월을 보내고 싶으랴!
그래서 산모는 특히 자신의 건강을 주의해야 하거니와 앞에서 이미 밝혔듯 심장 소장이 약하면 심장 소장에 속하는 음식과 약초 차를 상식하고, 비위는 비위에 속하는 음식과 약초 차를, 폐 대장은 폐 대장에 속하는 음식과 약초를, 신장 방광은 신장 방광에 속하는 음식과 약초를, 간담은 간담에 속하는 음식과 약초를 가려서 밥상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있다. 이것은 의서에 기록된 교훈이니 반드시 지켜야 한다.
산모는 모양이 고르지 못하거나 벌레 먹은 과일을 먹어서는 안 된다. 썩어서 땅에 떨어진 것도 먹지 말 것이며, 익지 않은 과일은 물론이고 익히지 않은 채소도 조리해 먹어서는 안 된다 하였다. 그리고 찬 음식도 금하고, 상한 생선과 비늘이 없는 생선을 먹어서도 안 되며, 빛깔이 좋지 못한 것과 냄새가 좋지 못한 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 더더구나 계절에 맞지 않는 음식은 무조건 금해야 하며, 술도 먹어서는 안 되며 고기를 밥보다 많아 먹어서도 안 된다.
그 외 흑염소의 내장을 씻어서 백작약과 생강을 볶은 것, 당귀 숙지황 감초를 각각 80g 정도 넣어 푹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시면 산모와 태아의 근기가 충만해진다. 잉어는 산후조리에 가장 좋은 보약이다. 내장을 씻어내고 대추 50개를 넣어서 충분히 달여 마시면 산모의 기력이 즉시 회복된다. 또 아교 40g과 쌀 2홉을 잉어 뱃속에 넣어 달여 그 물을 마시면 하혈을 그치게 한다.
/정경대 한국의명학회 회장(hs성북한의원 학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