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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에는 왜 꼭 '파'가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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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에는 왜 꼭 '파'가 들어갈까?

[한의학으로 바라본 한식 7]

[글로벌이코노믹=지명순 영동대 교수] 옛날 복중에 ‘민간인은 개장국을 먹고 관리층은 육개장을 먹었다’고 한다. 육개장 만드는 방법은 이러하다. 쇠고기 양지머리 부분을 오래도록 푹 삶아 찢어서 매운 양념을 하여 다시 국물에 넣고 끓인다. 여기에 파를 큼직하게 갈라 넉넉히 넣고, 고춧가루를 기름에 개어 넣어 맵게 끓인 국이다. 매운 국은 간이 잘 맞아야 맛있고, 파는 끓는 물에 슬쩍 데쳐 넣는다. 건지로 고사리, 토란대, 숙주 등을 넣기도 한다.

육개장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파는 한국음식에서 사시사철 빠지지 않고 쓰이는 양념이다. 서양에서는 거의 재배되지 않지만 동양에서는 중요한 채소 중의 하나로 없어서는 안 되는 식재료이다. 중국을 거쳐 고려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측되는 파는 전국 어느 곳이나 재배된다.
봄철에 나오는 연한 실파는 겉절이용으로 쓰이고, 밑둥이 마늘 같고 여러 갈래로 난 일명 '골파'(혹은'쪽파')라고 불리는 파는 음식의 부재료나 양념으로 사용되고, 홀로 김치를 담그거나 데쳐서 강회로도 먹는다.



파는 유황 함량이 많아 산성식품에 속한다. 파의 자극성분은 유황화합물로서 마늘과 유사한 알리신(allicin)으로 체내에서 비타민 B1의 이용률을 높여주고 살균 작용이 있다.

대파의 무기질 가운데 칼륨이 186mg%로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칼슘과 철분도 각각 81mg%와 1.0mg% 정도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중에는 A, B1, B2, C가 들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湯液編)에는 파는 성질은 서늘하고(평하다고도 한다) 맛은 맵다고 하였다.

상한으로 추웠다 열이 나는 것, 중풍, 얼굴과 눈이 붓는 것, 후비를 치료하고, 태아를 편안하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간에 있는 사기를 없애고 오장을 편안하고, 여러 가지 약독을 없애고,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아랫배가 쥐어뜯는 듯이 아픈 것과 각기병 등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단방(單方)처방에 보면 파는 여러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초기감기에 파뿌리를 잘게 썰어서 따끈한 술에 담갔다가 술을 마시고 땀을 내면 곧 낫는다고 하였고, 손을 베어 놀라 피가 멈추지 않으면 파를 뜨겁게 구운 뒤 손으로 주물러 나온 것을 취하여 붙이면 피가 즉시 멈춘다.

또 대소장이 통하지 않을 때는 파의 흰 부분을 골라 문드러지게 짓찧어 식초에 섞어 아랫배위에 붙이면 곧 효과가 있고, 상한으로 머리가 아플 때는 달여서 먹고 땀을 내면 즉시 효과가 있고, 타박상으로 아플 때는 파의 흰 부분을 설탕과 같은 양을 섞어 짓찧어 상처에 붙이면 아픈 것이 곧 멎고 흠집도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대파는 단맛이 나는 줄기는 다져서 양념으로 쓰고, 잎은 끓는 물에 데쳐서 미끈거리는 성분을 없앤 다음 육개장에 넣고, 겨울에 나는 부드러운 움파를 밀가루 반죽에 적셔 기름에 지지면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파산적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국,·찌개,·복어요리 따위에 다양하게 쓰이고, 육류나 생선요리의 냄새 제거와 향미 증진 효과가 있다.

깨끗이 다듬은 쪽파를 멸치액젓과 찹쌀풀을 넉넉히 넣은 양념으로 버무려 익히면 맛이 좋은 파김치가 된다. 매운맛이 강한 파는 채 썬 파를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 다음 요리하면 된다.

파는 음식 맛을 좋게 하는 양념이니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로 유용하게 사용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