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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친왕비의 가체를 장식한 대봉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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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친왕비의 가체를 장식한 대봉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557)]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문화전문기자] 극 중 훤은 무녀 월이 연우였음을 깨닫고 연우가 있는 활인서로 한걸음에 달려 가 감격적으로 재회합니다. 훤은 연우를 편전으로 데려가 과거 연우에게 선물했던 봉잠 ‘해를 품은 달’ 한 쌍을 준 뒤 “하나는 내 달이 돼달라는 청혼의 징표로, 또 하나는 그대가 나의 정비가 되는 날 이곳에서 줄 생각이었는데 이제야 하나가 됐다”며 키스하는 장면이 방영된 지난해 인기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보셨나요?

▲ 영친왕비 대봉잠(大鳳簪, 중요민속문화재 265호) /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조선시대 왕비들이 가체에 꽂던 비녀에는 매화를 새긴 매잠, 석류를 새긴 석류잠, 봉잠, 댜나무 마디 무늬를 넣은 죽절잠 등이 있는데 그 화려함이 보는 사람 누구나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 가운데 해품달에 등장했던 봉잠은 머리 부분에 봉황의 모양을 새긴 큰 비녀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에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英親王, 1897 ~ 1970) 이은의 비 이방자 여사가 썼던 중요민속문화재 265호 대봉잠(大鳳簪)이 있지요.

이 대봉잠은 그 기법의 다양성만큼이나 화려한 모습을 보이는데 전체 길이 39.6 cm, 봉황 길이 12 cm, 봉황 날개 폭 6 cm의 크기입니다. 이 봉잠은 가운데 부분을 빼고는 모두 금도금을 했지요. 전해지는 영친왕비 유물에는 아름다운 대삼작노리개(英親王妃大三作佩飾)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운에 살다간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는 이 대봉잠도, 대삼작노리개도 큰 위안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