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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불평등하게 왜 제각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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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불평등하게 왜 제각각일까?

[정경대의 의학소설-생명의 열쇠(56)]

생명의 열쇠(56)


8. 자연이 나였구나!


사람은 불평등하게 왜 제각각일까?


[글로벌이코노믹=정경대 한국의명학회장] 그런데 가게를 나올 때였다. 엄청나게 키가 큰 사람이 들어오는데 몸을 피해 스쳐지나가면서 보니 자신의 머리가 그 사람의 겨드랑이에도 못 미쳤다. 차림이 흐름하고 나이도 꽤 있어서 농구선수나 배구선수도 아니고 난생 처음 보는 큰 키라서 돌아서 다시 보았다. 얼굴은 큰 바가지만하고 큰 눈에 비해 눈썹은 옅은데 턱이 주걱처럼 넓었다. 입도 커서 밥을 국자로 먹을 것 같고 전체 모습은 소를 연상케 하였다.

소산은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가게 밖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을 눈여겨보았다. 어느 한 사람 같은 키가 없었다. 크고 작고 여위고 뚱뚱하고 생김새도 다 제 각각이었다. 못난 사람, 잘난 사람, 이상하게 생긴 사람, 늙고 젊고, 또 어떤 사람은 다리를 절기도 하고 허리가 꼬부라지기도 하였다. 그런 모양들이 오늘 등산한 산의 숲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숲은 걸어 다니지는 못해도 엄연한 생명체이고 같은 것끼리도 키가 다르고 둥치 크기가 다르고 뒤틀어지고 외틀어지기도 하고 꼿꼿이 쭉 뻗어 올라가기도 한 것이 불평등하기로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고 보니 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난 자식들의 키와 모습이 다 다르고 성품도 다르고 지혜도 다르고 건강도 다르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리고 어느 자식은 일찍 죽고 어느 자식은 장수하고……. 사람사람이 어느 하나 닮은데 없이 불평등하였다. 마치 하얀 민들레꽃 한 송이가 피워낸 꽃술이 바람에 날려가 제 각기 떨어진 곳에서 크고 작고 여위고 어떤 것은 크기도 전에 말라 죽고 하는 등의 불평등한 삶과 다를 게 없었다.

왜 그럴까? 같은 사람으로부터 태어난 사람의 자식인데 왜 저리도 불평등한 것일까? 40평생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의문이 온통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당연한 것이어서 그 당연함 때문에 의문을 품지 않았던 인간의 불평등, 무엇이 운명처럼 그리 확정짓는 것일까? 유전이라 하기에는 형제가 제 각각이고, 아니라 하자니 신의 조화 같고, 신의 조화라면 인간을 불평등하게 한 신은 악마와 다름이 없을 테니 그것도 아니고?

/정경대 한국의명학회 회장(hs성북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