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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연의 하나일 뿐 특별한 존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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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연의 하나일 뿐 특별한 존재는 아니다"

[정경대의 의학소설-생명의 열쇠(59)]

생명의 열쇠(59)


8. 자연이 나였구나!


"나도 자연의 하나일 뿐 특별한 존재는 아니다"


[글로벌이코노믹=정경대 한국의명학회장] 소산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바로 “내가 바로 자연이다!” 하는 외침이었다. 나의 몸은 자연의 하나일 뿐 특별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초목처럼 섭리에 속박돼 생로병사가 전개될 수밖에 없다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깊은 철리를 요구하는 불변의 이 이치를 확실하게 깨우쳤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화창한 날씨처럼 개였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다 가벼워서 노래라도 흥얼거리고 싶었다. 누에꼬치에서 실을 뽑아내듯 쉼 없이 생각과 생각을 연속해서 의문의 답을 풀어낸 그 기쁨을 어디에다 비할까? 그는 벅찬 그 기쁨을 누군가에게 자랑이 하고 싶었다. 그래 기분 좋게 돌아서는데, 수민이 때맞추어 나타났다.

“오빠, 좋은 일 있어?”

“야, 무심결에 한 마음 일으키면 그 마음에 응답이 있다더니 내가 그런 것 같다.”

“무슨 말이야? 응답이라니?”

“응, 그런 거 있다.”

“아까 수월 씨가 그러던데 오빠가 굉장히 깊은 사색에 빠져있다고 하던데? 문 열고 나왔다가 분위가 안 깨려고 도로 들어왔데. 나도 궁금해서 나와 봤거든 무슨 생각하나 싶어서.”

“수월 씨가?”

“응, 말도 마. 오빠 공부한다고 방에 있으면 뭐라는 지 알아? 자꾸 그래. 아직도 공부하고 있느냐, 무슨 공부하느냐, 좀 전에도 그랬거든. 지금 뭐 하냐 물어서 밖에 있다고 했더니 나갔다가 들어왔어”

“…………!”

소산은 기분이 좋았다.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관심이 괜스레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다.

“오빠, 오해인지 모르지만 수월이가 오빠한테 관심이 많은가 봐.”

수민이 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는 속내와는 다르게 한 집에 사니까 그렇지 하고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오해할 말 할지도 모르니까 쓸데없는 상상하지 말라며 좀 엄한 표정으로 충고까지 덧붙였다.

“그래서 그런 거 같지 않던데……. 오빠는 남의 속도 모르고!” 수민은 수월의 관심을 일러바치면서 좀 신이 났는데 말문을 막아버리자 괜스레 심통이 나서 혼잣말처럼 입을 삐죽이며 한 마디 했다. 그리고 화가 나서 더 말할 기분이 아니었던지 집안으로 먼저 휭 하니 들어 가버렸다. 그 모양을 그는 미소 지어 바라보았다. 삐진 체하고 토라진 모습을 보인 그녀가 귀엽기도 하고 자신과 수월의 사이를 가깝게 이어주려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기도 하였다.

/정경대 한국의명학회 회장(hs성북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