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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세법개정안]신용카드 공제율 '또' 축소, 카드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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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세법개정안]신용카드 공제율 '또' 축소, 카드업계 울상

체크카드 비중 낮은 삼성·현대·롯데카드 타격
'현금보유 적은 서민들에 독(毒)' 우려도


내년부터 신용카드의 소득공제율을 또 다시 낮춘다는 정부의 방침에 신용카드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신용카드의 소득공제율이 올해보다 5% 포인트 낮은 10%로 하향 조정된다.

올해 초 공제율이 이미 한 차례 하향조정(20%→15%)된 점을 고려하면 2년 만에 신용카드에 대한 공제율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신용카드의 사용을 줄이고 체크카드를 비롯한 직불카드의 사용을 늘려 가계부채 증가를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은 적지 않은 피해를 보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초부터 낮아진 소득공제율과 신용카드 발급 기준 강화 등으로 인해 카드사의 순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지난 1분기(1월~3월) 당기순이익은 1606억원으로 2012년 같은 기간(2493억원)에 비해 35.8%(887억원) 줄었다.

삼성카드도 지난 해보다 34.8% 줄어든 6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현대카드는 472억원(36.2%↓), 롯데카드는 352억원(32.3%↓)의 당기순이익을 보였다. 하나SK카드의 경우 102억원에서 5억원으로 순익이 95% 급락했다.

또한, 신용카드의 소득공제율은 낮아지지만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은 현 수준(30%)을 유지해 공제율 격차는 더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체크카드 경쟁력이 낮은 삼성·현대·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의 고충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 삼성카드의 체크카드 점유율은 1.6%, 현대카드는 1.2%, 롯데카드는 1.0%을 기록하는 등 기업계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이 각각 신용카드 분야에서 15.7%, 13.4%, 8.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한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체크카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신용카드에 대한 소득공제율의 축소로 인해 기업계 카드사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체크카드 점유율이 높은 KB국민(21.4%)·신한(17.5%)·우리(12.8%)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비교적 신용카드 공제율 축소에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용카드 공제율 축소가 현금보유가 적은 서민들에게 독(毒)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민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대부분 현재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돈이 적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세금 혜택을 줄이는 것은 서민에 대한 혜택을 줄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을 (상대적으로) 올린다는 것은 서민층에서 부유층으로 국가세금 혜택이 이동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체크카드를 쓸만큼 현금이 없는 서민들은 줄어든 혜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