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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칠석, 어제는 세거우, 내일은 쇄루우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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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칠석, 어제는 세거우, 내일은 쇄루우가 내린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570)]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기자] “오늘은 칠석(七夕)인데, 세속(世俗)에서 좋은 날[良辰]이라고 하니, 대인(大人)을 맞이하여 서로 이야기나 하고자 합니다. 다만 우중[雨中]이라 행례(行禮)가 어렵겠으므로, 청컨대 대인(大人)께서는 우의(雨衣)를 입고 바로 전내(殿內)에 들어오면 내가 마땅히 맞아 뵙겠습니다.” 이는 성종실록 1년(1470) 7월 7일 기록으로 당시 조선에 와있는 중국사신에게 성종임금이 도승지를 시켜 칠석날 잔치를 베풀 테니 입궐해달라고 했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는 칠석날을 좋은 날로 여겨 잔치를 벌였다는 기록이 많습니다.

▲ 덕흥리 고분 벽화에 그려진 "견우직녀도"
또한 “1934년 11월에 나온 <삼천리> 잡지에 실린 월탄 박종화의 <견우직녀> 시를 보면, ‘밤한울 구만리엔 은하수가 흘은다오 / 구비치는 강가에는 남녀 두 별 있엇다오 / 사랑에 타는 두 별 밤과 낯을 몰으것다 / 한울이 성이 나서 별하나를 쪼치시다 / 물건너 한편바다 떠러저 사는 두 별 / 秋夜長 밤이길다 견듸기 어려워라 / 칠석날 하로만을 청드러 만나보니 / 원수의 닭의소리 지새는날 재촉하네” 와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칠석 전날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타고 갈 수레를 씻는 '세거우(洗車雨)'라고 하고, 칠석 당일에 내리면 만나서 기뻐 흘린 눈물의 비라고 하며, 다음 날 새벽에 내리면 헤어짐의 슬픔 때문에 '쇄루우(灑淚雨)'가 내린다고 합니다. 또 칠석에는 까마귀와 까치가 오작교를 만들려고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에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요.

칠월칠석 아낙들은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놓거나 우물을 퍼내어 깨끗이 한 다음 시루떡을 놓고 식구들이 병 없이 오래 살고 집안이 평안하게 해달라고 칠성신에게 빌었습니다. 또 처녀들은 견우성와 직녀성을 바라보며 바느질을 잘하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이것을 “걸교(乞巧)”라 했지요. 장독대 위에다 정화수를 떠놓은 다음 그 위에 고운 재를 평평하게 담은 쟁반을 놓고 다음날 재 위에 무엇이 지나간 흔적이 있으면 바느질 솜씨가 좋아진다고 믿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