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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출시 2주...아직은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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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출시 2주...아직은 시큰둥

기존 전세대출 제도와 별 차이 없어 현실성 떨어져

▲바람에흔들리는전세값
▲바람에흔들리는전세값
[글로벌이코노믹=김정일 기자]박근혜 정부가 렌트푸어 대책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목돈 안드는 전세’ 상품이 출시 된지 2주가 지났지만 현재까지는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전세관련 대출 상품과 차별성을 찾기 힘든데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위해 대출하는 수고를 감소하기에는 소득공제와 소득세 감면 혜택이라는 유인책이 부족하고 너무 복잡하다는 것.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국민·하나·신한·농협·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목돈 안드는 전세'를 지난달 23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총 4건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새로 출시한 목돈 안드는 전세가 기존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과 거의 차이가 없고 금리 면에서도 별다른 혜택이 없다고 지적했다.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세입자 부부 합산 연봉이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다.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의 자격요건인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와 상당 부분 겹친다.

또 금리 면에서도 기존 국민주택기금의 근로자·서민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3.3%이고 저소득층 등은 2%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반면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의 금리는 4% 안팎이라 별 다른 혜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전문가는 대책 발표 당시에는 전세자금을 마련하는데 투입되는 금융비용 6~7%2%p 정도 경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임차인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복잡한 절차와 기존 전세대출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초라한 실적을 거두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법적으로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과 특약을 맺는 과정에서 집주인의 확인이 필요하다""현재 전세 수요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굳이 세입자를 위해서 번가로움을 감소하면서까지 대출을 도와주는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덧붙혔다.
얼어붙은 전세시장도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부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계약을 하고 싶어도 매물이 없어 전세계약을 못하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상품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본격 가을철 이사 성수기를 맞아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출시 초기보다 현재 꾸준하게 목돈 안든는 전세대출 상품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가을 이사 성수기가 시작되고 웨딩시즌을 맞아 신혼부부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점차 고객은 늘어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추석 전후로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세입자가 이자를 내는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 '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에 출시된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보다 집주인의 번거로움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새 상품의 시장 반응도 어두워 질것이라는 전망이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리서치 팀장은 이번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의 경우 최근 심각한 전세난에 밀려 현실과 시장상황에 맞지 않게 너무 성급하게 출시된 제도이다전세난이 당장 시급한건 세입자이기 때문에 세입자에게 조금 부담이 가더라도 먼저 집주인에 대한 해당 소득공제를 좀 더 높여준다거나 집주인에 대한 추가적인 혜택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