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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ㆍ말ㆍ표정과 겸손함 깃든 얼굴이 좋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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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ㆍ말ㆍ표정과 겸손함 깃든 얼굴이 좋은 얼굴"

[스페셜]얼굴 디자이너 김중한 좋은 얼굴 연구센터장(좋은얼굴 삼풍치과 원장)

못생겨도 호감주는 얼굴 갖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얼굴은 정신(얼)과 영혼의 통로(굴)…내면 가꾸어야


좋은 얼굴 가진 좋은 사람이 모이면 좋은 사회 될 것


치과ㆍ성형외과ㆍ정신과 각 분야 의사들 100여명 참여

마음과 몸 바꾸는 GPGS 운동위한 훈련소 내달 개소


▲김중한좋은얼굴연구센터장
▲김중한좋은얼굴연구센터장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누구나 TV 속 연예인과 같은 잘생기고 예쁜 얼굴을 꿈꾼다. 그러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정작 정신(얼)과 영혼의 통로(굴)를 아름답고 훌륭하게 가꾸기 위해 노력을 쏟는 사람은 드물다. 못생기거나 우울해 보이는 얼굴의 경우에도 성형수술을 하지 않고 좋은 얼굴로 보이게 할 수는 없을까?

얼굴 디자이너(Face Designer) 김중한 좋은 얼굴 연구센터장(좋은얼굴 삼풍치과 원장)은 못생기거나 험악하거나 우울한 인상의 얼굴일지라도 내면(內面)을 가꾸는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보는 이로 하여금 좋은 느낌을 갖게 하는 좋은 얼굴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미남 미녀의 얼굴을 만들어내기는 힘들지만 상대방이 호감을 갖는 좋은 얼굴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좋은 얼굴(Good Face)’을 가진 ‘좋은 사람(Good People)’이 모여 ‘좋은 사회(Good Society)’(GPGS)를 꿈꾸는 김중한 원장. 본격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예절 바르고, 배려하며, 자신에게는 솔직하고, 섬세하고, 성실하게 행동할 것을 주문한다. 10월 중에는 몸‧마음 훈련소를 열어 본격적인 ‘좋은 얼굴 만들기’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편집자 주>

-좋은 얼굴이란 어떤 얼굴인가요?

“‘사람은 마흔을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 있듯이 얼굴은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축소판이자 마음의 간판입니다. 때문에 어떤 단편적인 기준만을 가지고 좋은 얼굴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어요. 굳이 좋은 얼굴에 대해 정의해본다면 얼굴은 얼(정신‧영혼)의 굴(동굴‧통로)이므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미적인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어요. 다시 말해 좋은 생각을 갖고 그 생각에서 우러나오는 좋은 말과 표정과 자세와 행동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의 얼굴이 좋은 얼굴이지요.”

-‘좋은 얼굴 만들기’ 국민 캠페인에 나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직업이 치과의사로서 처음에는 치아를 예쁘게 교정하는 데만 관심을 가졌어요. 그런데 치아를 제대로 교정하기 위해서는 이가 박힌 뿌리를 이해하고, 뼈가 시작되는 턱관절, 더 나아가 턱관절 주변의 근육, 인대, 관절원판 기능과 코, 목 등 호흡기관까지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 같은 폭넓은 공부를 통해 전문의적 입장에서 좋은 얼굴은 크기나 형태, 색조가 적절한 치아와 상하 U자형의 가지런한 치열 형태를 갖추고 그 위에 건강한 잇몸이 덮여 있는 상태에다가 건강한 피부와 함께 이마, 광대뼈, 뺨, 턱각, 턱끝, 목과 얼굴 외형이 적절한 형태를 취하고 균형 잡힌 조화를 이룬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외형적인 아름다움만 좋은 얼굴인가를 생각하던 중 예쁜 얼굴이나 건강한 얼굴 이외에도 예의와 겸손함이 깃든 얼굴, 친절함이 넘치는 부드러운 얼굴, 현실의 각박함을 인지하고 정신적 풍요와 미래를 준비하는 얼굴이 좋은 얼굴이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어요. 그때부터 정신의 통로인 얼굴을 아름답고 훌륭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화난 얼굴이나 슬픈 얼굴을 밝은 얼굴로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운동에 뛰어들었지요.”

-지금 몇 사람이 참여하고 있나요?

“일차적으로 좋은 얼굴 치과그룹 11개 치과병원의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고, 피부성형외과의사, 정신과의사 등 얼굴과 관련된 의사 100여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향후에는 인문학자, 자연과학자, 예술인, 체육인 등 260개 직업군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메가 패밀리를 조직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좋은 얼굴 만들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칠 생각입니다.”

김 센터장은 좋은 얼굴(Good Face)을 가진 좋은 사람(Good People)이 한두 사람씩 모이기 시작하면 언젠가 좋은 사회(Good Society)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좋은 사람은 정서가 고운 유전자를 가진 사람으로, 나쁜 일을 하는 대신에 서로 돕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 인적 풀을 구성하게 된다.

“현대인은 남을 이롭게 하기보다는 자신을 위해서 살고 인간적인 면보다는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걸 봅니다. 모두 가정에서의 부모와 학교에서의 교사의 잘못된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좋은 얼굴 만들기 네트워크를 통해 부모와 교사들에게 사람 됨됨이를 가르쳐 나간다면 먼저 자신이 가진 문제를 깨닫게 될 것이고, 더 나아가 가정과 학교가 바로 서게 될 것입니다.”

-얼굴 디자이너로서 성형수술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시는지요?

“산에 있는 나무의 껍데기는 고목에 불과하고 활동성이 있는 동물은 껍데기 없이 피부만 있어요. 사회도 마찬가지에요. 표면적이거나 껍데기를 따지는 사람은 무능하고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무조건 성형수술을 통해 아름다운 겉 얼굴을 가지려고 하기보다는 내 안에 든 얼(정신‧영혼)을 어떻게 가꾸어 좋은 얼굴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금방 알 수 있지만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바로 알기 힘듭니다.

“정신을 추상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정신은 머리에만 있는 애매한 게 아니라 첫째, 표정으로 나타나고, 둘째, 말로 나타나고, 셋째, 자세로 나타나고, 넷째, 움직이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표정이나 말이나 자세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면 그 사람이 몸‧마음이 건강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정신을 하나씩 따져보면 우리 사회에 60점이 넘는 사람이 드문 것 같습니다. 정신이 병들어 있는 사회이지요.”

-지난해부터 바깥 활동을 접고 좋은 얼굴에서 나아가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치아에서 출발해 사람 얼굴의 외형적 형태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공부하고 연구했어요. 제 전공분야의 특허만 60여개 획득했으니 학문적 연구는 충분히 한 셈이지요. 그런데 외형적 형태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환경이 좋아야 좋은 사람이 더 많이 나오게 되고, 그런 사람이 많이 모여야 좋은 사회가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사람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때 도파민이라는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므로 좋은 모임을 만들고 그 모임을 통해 좋은 환경을 만드는 활동을 시작한 것이지요.”

김중한 센터장은 중국 공산주의를 연구하면서 핵심인물 50명이 나라를 통일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뜻을 같이하는 좋은 사람 50명만 있어도 사회를 바꿀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불친절하고 거의 병적인 수준의 환경에서 중년은 나이가 들어가고 2세들이 살아간다는 건 공해(公害)와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지위가 높을지라도 생각과 행동이 올바르지 않으면 사회를 해롭게 하는 좀비라고 그는 일침을 놓았다.

-사람이 살만한 사회를 만들자는 운동이 자칫 고루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는데….

“공자님 시대의 철학이나 가치관을 논하자는 게 아닙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은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 그 사람의 본 모습을 파악한 뒤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도와주자는 운동이지요.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한 이태석 신부를 보더라도 혼자서 좋은 일을 하고 감동시키게 되면 금방 사그라들게 되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함께 일하게 되면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따라서 조직을 만들어 함께 동참할 것을 권하는 거지요.”

-애태운동(ETEH)이란 무엇입니까?

“아프리카의 굶주림은 식량 투기꾼으로 인해 식량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지요. 그래서 우선 Eating(먹게 하자)하고, Treatment(무료 진료)하고, Education(교육 지식 전달)하고, Health(건강)하게 하자는 의미에서 애태운동(ETEH)을 펼치고 있어요.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교육으로 귀결됩니다.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기보다는 자기를 위한 교육으로 전락시키는 게 가장 큰 문제이지요. 학교에 가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거나 아버지 모임에 가입해 활동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지나친 말 같지만 요즘 학교 교육은 미쳤다는 느낌이 듭니다.

“머리가 뛰어나고 반듯한 아이도 학교에 가 적응을 못합니다. 현재의 학교 분위기가 뛰어난 아이를 수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그들이 왕따 당하거나 외톨이 신세가 되는 바람에 학교 가기를 거부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사회를 병들게 하는 씨앗이 학교에서 싹트고 있으니 학교 교육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망가진 학교 교육을 어떻게 바로 세울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어른에게 반말은 기본이고 인상을 찌푸립니다. 학생을 지도할 교사는 지도는커녕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 같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춘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기 전에 미리 바른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지 않고 결혼해 2세를 낳게 되면 그런 부모는 자기 자녀만 잘되기를 바라고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낳습니다. 막연한 것 같지만 젊은 청춘남녀를 교육시키는 일이 학교 교육을 바로 세우는 지름길입니다. 요즘 오십 먹은 중학생이라는 의미의 ‘오중’이 유행하고 있어요. 특히 민의를 대표한다는 국회에서 의원들이 애들처럼 함부로 말하거나 싸우는 것도 중학생 이후 정신적 성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초중고에서는 지식교육 대신에 인간교육을 중심으로 가르쳐야 하고, 대학에서는 직업교육을 해야 해요. 그런데 지금 현실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업현장에서 적응하지 못해 재교육을 받아야 하는 걸 볼 때 초중고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된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러면 청춘남녀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합니까?

“인간교육, 솔직한 교육을 시켜야 하지요. 청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더 푸르다는 ‘청출어람(靑出於藍)’처럼 청춘남녀에게 사람 됨됨이를 강조해야 2세들이 반듯하게 자랄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교육도 필요합니다. 얄팍한 지식 한두 마디는 언제든 귀를 열어놓으면 쌓을 수 있어요.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몸으로 지식을 표현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실행’에 있습니다.”

김 센터장은 스무 살 때부터 ‘외계인’처럼 자신을 죽이는 운동을 했다고 고백했다.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것은 물론, 대학의 낭만이라고 하는 데이트조차 관심을 끊었다는 것이다.

“사회 밖에서 사회를 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러자 객관적으로 사물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이 때 절대로 만나지 말아야 할 ‘아이무사도시’라는 여섯 종류의 인간을 발견했어요. 아마추어, 이기적인 사람, 무능한 사람, 사기치는 사람, 도둑 같은 사람, 시간 없는 사람 등의 부류입니다. 이들은 만나도 일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전혀 도움도 안 되기 때문에 인생의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어요.”

-혈기가 왕성한 대학시절에 수도자 같은 금욕생활이 쉽지 않았을 텐데….

“고의로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스스로 금욕생활하며 단련시켰더니 성적은 저절로 좋아졌어요. 졸업 후에는 ‘세미나 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 세계 유명인을 찾아다니며 연구를 했고, 퇴근하지 말자는 자세로 매진했어요. 그런데 수많은 이론을 공부했으나 실제 현장에 적용해보면 모순도 생기고 이론대로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학파를 초월해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고 적용시켰더니 좋은 결실이 나왔어요.”

그는 좋은얼굴 삼풍치과를 개업할 때부터 뚜렷한 원칙 하나를 세웠다. ‘퇴말정신’(퇴근하지 말고 공부하자)으로 매주 목요일을 연구하는 날로 지정하고 이 날은 환자를 받는 대신 늦은 밤까지 각종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다. 문제를 놓고 해답을 찾아가는 그의 탐구정신은 치과의사로서는 보기 드물게 세계 유명 인명사전에 잇따라 그의 이름을 올리게 했다.

“박사학위는 정말 껍데기에 불과했어요. 성실하게 노력하고 사람에게 진정으로 어필할 수 있어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요. 모든 직업인이 ‘퇴말정신’으로 노력한다면 사회에 충격을 줄만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1983년부터 연구 모임을 시작했고, 2002년에는 법인 연구소를 발족했어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애인은 정(신)철(학)자(자세)입니다. 항상 정신이 반듯한 사람, 철학이 있는 사람, 바른 자세를 가진 사람이 되자는 의미에서 ‘정철자’를 애인으로 삼은 것이지요. 지금까지의 역량을 집중시켜 좋은얼굴 갖기 운동에 이어 좋은 사람을 만들고 이를 좋은 사회로 연결시킬 작정입니다. 모이면 서로 비난하고 싸우는 대신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지요.”

김중한 센터장은 사람을 비인간화하여 부속물로 보는 현대 사회와 조직을 바꾸고, 진정한 좋은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만드는 좋은 사회를 꿈꾸기 위해 무엇보다 뜻을 같이하는 여럿이 힘을 모아 주길 기대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