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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래미안 제국 건설 실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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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래미안 제국 건설 실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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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주공 1단지에서는 삼성은 거의 종교 그 자체 입니다. 업계 사람들에게 래미안 신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곳 주민들에게 삼성 브랜드의 아우라는 대단합니다. 반포 래미안 같이 만들어달라는 거죠. 어떤 건설사가 와도 '대적불가'입니다."


[그린 경제=편도욱 기자] 17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반포주공 1단지의 1·2·4 주구와 3주구 개발에 박차가 가해지면서 내년 중반에 본격적인 수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 단지에서 부동의 강남 랜드마크 '반포 래미안'의 후광 효과로 인해 삼성물산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중론이다.
반포 래미안인 '래미안퍼스티지'는 올해 기준 3.3㎡당 시세가 3721만원으로 반포자이와 함께 서초구 최고가 아파트로 꼽힌다.

지난 2008~2009년에 고속버스터미널을 사이에 두고 개발된 반포의 랜드마크 '반포자이'와 '래미안반포퍼스티지'는 반포지역을 신흥 부촌으로 이끌면서 1980년대 압구정동에서 90년대에 대치 도곡 청담 등으로 넘어갔던 '부촌' 의 패권을 가져오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개발초기 부터 치열했던 양대 강남 ‘랜드마크’ 아파트의 경합은 래미안퍼스티지의 완승으로 막을 내리고 있는 중.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지난 7월 '래미안퍼스티지' 85㎡의 전셋값이 8억6500만~9억2500만원에 형성되면서 '반포자이' 동일 평수와 최대 1억원 이상 차이가 벌어진 것.

매매가의 경우 래미안 113㎡ 매매가는 12억5000만원(2013년 3월 기준)인데 비해 자이 116㎡ 급매물은 최근 11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두 단지의 격차는 학군 때문이라는 게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의 중론이다.
래미안퍼스티지는 세화여중·고, 세화고, 신반포중학교, 반포중학교 등 이른바 명문 학군이 접해 있다.

반포의 브랜드 맞수대전에서 완승한 반포 래미안은 추후 새로운 반포의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3주구 재건축 사업지 주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수주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포지역 수주를 담당한 삼성물산의 임국희 소장은 "반포주공1단지라면 어느 건설사가 관심을 안 가지겠는가"라며 "수주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래미안 제국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 스피드가 관건, 속도전쟁에서 뒤쳐진 3주구는 희생양?

반포 래미안의 후광을 업은 반포주공 1단지에 래미안 대단지가 만들어지면 톡톡한 프리미엄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프리미엄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속도가 관건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1·2·4 주구와 3주구는 사실상 경쟁관계다.
개발 속도가 늦어지는 쪽이 타지역의 이주 절차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 속도전에서 지면 약 2년동안 개발을 멈춰서야 한다. 1973년 입주해 만 40살, 불혹의 나이가 된 반포주공 1단지는 10년이 넘게 개발이 지연돼 왔다. 이에 따라 또한 개발이 늦어지면 주민들 사이에서 심한 진통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책임 공방이 이어지면서 조합 집행부가 교체될 가능성도 높다. 이같은 내부적인 조정 과정을 거치게 되면 개발은 더욱 늦어질 수도 있다.
반면, 먼저 개발된 지역은 강남 랜드마크를 선점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미 포화상태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지역의 교통 및 주거 환경을 감안했을 때, 아무리 인기가 높은 반포지역이라도 대단지가 지속적으로 들어서게 되면 포화상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래미안 단일 브랜드로 두 지역이 수주될 경우 3주구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고 있다.
인근 지역이 동일 브랜드로 수주될 경우 이주 등을 감안, 개발 속도에 맞춰 순차적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
삼성 래미안 동시 수주를 전제한다면 현재 상대적으로 속도가 늦은 3주구가 자연스럽게, 사업추진이 최소 2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주구의 경우, 한강 조망권 및 규모면에서 1·2·4 주구에 밀리기 때문에 늦게 개발될 경우 타격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144,454㎡ 1490가구 규모의 3주구는 2200가구로 늘어나는 반면, 345.301㎡ 2120가구 규모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는 1·2·4 주구의 경우, 기존 가구의 세배에 달하는 5600여가구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규모 면에서 3주구를 월등히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동의율 90.98%를 기록하며 조합설립인가를 획득, 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1·2·4 주구 대비, 3주구는 2011년 12월 정비업체 선정 이후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

3주구 추진위원회는 내년 4월 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5월 중 조합설립 인가를 받는 것이 목표이지만 정비업체와의 소송전이 불거질 전망이어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주구 추진위원회는 올해 초 서초구청으로 부터 운영규정 신고 미비로 이전에 추진위원회가 추진한 업무를 무효로 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정비업체 선정을 추진하고 있어 기존 정비업체와의 소송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래미안 브랜드의 프리미엄이 사업 추진을 늦출 수 있는, '과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가 적용되는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해야 하는 등 갈길 바쁜 추진위에게 소송전은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며 "갈등을 줄이고 최대한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3주구에게는 '진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