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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의 현대엠코 합병… 건설업 규모 경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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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의 현대엠코 합병… 건설업 규모 경쟁 시작?

[그린 경제=편도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한다.

현대엔지니어링㈜는 16일 이사회를 개최, 설계 및 시공역량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창출과 사업수행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엠코 보통주식(액면가 5000원) 1주당 현대엔지니어링 보통주식(액면가5000원) 0.177주를 받을 수 있다.

매출과 시공능력 평가는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보다 높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가치가 높게 평가된 점과 양사 인력의 차이를 감안, 현대엔지니어링이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된 상태.

이와 관련 주주총회일은 내달 27일 개최될 예정이며 합병기일은 오는 4월 1일로 잡혀져 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연매출 5조원, 자산 4조원 규모의 대형 건설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은 10위권 내의 두개의 건설 계열사를 확보, 향후 건설업계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력 분야가 달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설계 부문에 강점을 가진 건설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로, 화공 플랜트를 주력사업이다.
진출 지역의 다변화, 전력부문 수주 확대를 통해 우수한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02년 현대자동차그룹 소속의 건설회사로 설립된 현대엠코는 계열사 발주공사와 자산관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오면서 계열 매출에 기반, 빠르게 외형이 확대한 회사. 지난 2007년 이후 비계열 민간공사(건축, 토목)를 확대되면서 시공능력순위도 지난해 기준 13위로 상승했다.

현대엠코의 사업구성은 2012년 매출 기준 건축 41.4%, 토목 25.5%, 주택 19.6%(자체 3.8% 포함)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계열 매출이 61.9%(공사 관련 매출은 51.8%)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엠코 흡수합병을 통해 플랜트 부문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건축, 토목 부문으로 다각화하는 동시에 현대엠코가 담당한 계열 공사물량과 건축부문의 시공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합병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설계·구매·시공(EPC) 수주 경쟁력을 향상시켜, 국가 대항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해외건설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그룹도 오는 2025년까지 수주 22조원, 매출 20조원을 달성하는 ‘글로벌 톱10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발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을 벤치 마킹, 해외 플렌트 시장 진출을 도모하기 위한 노림수"라며 "해외시장의 겨냥한 규모의 경쟁이 한동안 건설업계에 화두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엔지니어링 분야인 플랜트 수주액은 지난해 기준 396억5000만달러로 해외 수주액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는 알짜 사업이다.

이번 합병은 해외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한 현대엔지니어링을 성장시켜 알짜 해외 건설 시장으로 진출 하겠다는 선언인 셈.

재무적 측면의 경우, 현대엠코 PF지급보증(2013년 9월 말 기준 6,297억원)이 이관되는 등 부정적 요인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양사 모두 풍부한 유동성과 안정된 재무구조를 견지하고 있고, 합병으로 자본여력은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증권가를 중심으로 지난해 불거져 나온 삼성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에버랜드 건설 부분의 합병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불을 당긴 합병이 오랫동안 묵은 삼성 건설부분의 합병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추가 합병설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삼성도 현대도 경영승계를 위해 중복 투자를 막아 그룹 내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양한 필요성에 의해 예측되고 있는 합병설이 단지 '설'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