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안재민 기자] 국내에 있는 외국계 금융사들은 한국 금융산업의 최대 문제로 ‘과도한 규제 및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꼽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국내 외국계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금융의 경쟁력 현황 및 개선과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외국계 금융사들은 한국 금융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언인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 기업의 64.2%가 ‘과도한 규제 및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들었다. 이어 좁은 국내시장(12.8%), 전문인력 부족(5.1%), 단순한 수익구조(5.1%) 등이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국 금융산업이 금융선진국 수준이 되기 위한 과제로는 ‘시장 진입장벽, 취급상품 제한 등 규제완화(71.8%)’를 들어 규제완화는 문제점과 개선과제로 가장 많이 거론됐다.
인재육성 및 확보(12.8%), 금융사 간 M&A 활성화 등을 통한 규모확대(12.8%), 금융기관 해외진출 확대(2.6%)도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로 제시됐다.
또 홍콩, 싱가폴 등 금융선진국을 100점으로 할 때 외국계 금융사들은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수준을 67.5점 정도로 평가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금융 전문인력 수준은 72.6점, 금융상품 다양성은 65.3점으로 나타났다. 금융 규제완화 정도는 60.5점으로 조사항목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대한민국의 향후 최대 이슈로 과도한 가계부채(30.8%)를 꼽았으며 미래 최대 신사업 분야는 인구 고령화(43.6%)에 따른 관련 산업 육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한국시장에서의 매출과 수익 전망에 대해서는 매출은 지난해와 유사하리라는 응답(48.7%)이 가장 많았으나 수익의 경우 38.5%가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10년간 한국시장에서의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전반적 사업확장(48.7%) 전망이 가장 많아 장기적으로는 한국시장을 밝게 보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번 설문 결과는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개혁과 맥을 같이 하고 있어 주목된다. 규제에 관한 화두가 국내 산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국계 자본, 나아가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과도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전경련 홍성일 금융조세팀장은 “이번 조사는 외국계 금융사의 시각에서 한국금융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실시했다”며 “한국 금융 발전을 위해 정부의 지속적 규제완화, 업계의 신사업 발굴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