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또 고객잡았다' 정보유출 2차 피해 첫 발생

[글로벌이코노믹=안재민 기자] 지난해 12월 발생한 씨티은행 고객 정보 유출로 인한 2차 사기가 발생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9일 씨티은행 고객 대출정보를 이용해 전화금융사기를 벌여 모두 10명에게 3700여만원을 가로챈 김모(39)씨 등 4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텔레마케터 정모(34·여)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유출된 정보에 대출금액과 희망대출금액, 대출이율 등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 다들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확인된 만큼 당시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했던 고객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해당 금융기관의 안이한 대처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씨티은행은 애초 2012년 12월까지의 고객 대출정보만 유출됐다고 파악했으나 이번 2차 사기 일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2013년 8월까지의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 이를 뒤늦게 시인하는 등 안이한 태도를 보여 공분을 사고 있다.

국민카드와 농협카드의 경우에도 금융감독원의 추가 조사 과정에서 지난 1월에 파악한 것보다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돼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의 소홀함도 도마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윤철한 팀장은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2차 피해에 관한 책임은 전적으로 유출된 곳에 있다”고 지적하며 “2차 피해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이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보가 유출될 경우 공지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개별적으로 유출 사실을 알리고 정보 변경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