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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개국 7200개 지점 거느린 거대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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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개국 7200개 지점 거느린 거대 은행

[포춘500] 글로벌(2) HSBC/ 신흥국에 선제적 투자 높은 영업 이익 기록

[글로벌이코노믹=정은영 기자] HSBC는 1865년 홍콩에서 장사를 하던 스코틀랜드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영국의 다국적 기업은행이다. 홍콩에서 은행 업무를 해오다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인 1991년에 영국으로 본사를 옮겼다. 따라서 HSBC는 영국과 홍콩 모두에 상장되어 있으며 전 세계 85개국에 7200개의 지점을 거느린 거대 은행이다. 영업을 영위하는 대륙은 남미, 북미,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이며 이용 고객만 대략 8900만 명에 달한다. 다음 표 1은 글로벌 리딩 은행인 HSBC의 기업 개요다.

표 1. HSBC 개요





글로벌 명칭

HSBC holdings

영어

Hong-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한국어

에이치에스비씨

약칭

HSBC

설립일

1865년

산업분야

금융업

주요

인물

설립자



주요제품

및 서비스

금융 서비스

CEO

Stuart Gulliver

본사

홍콩, 런던

직원

25만4066명



매출 하락했지만 자산매각으로 영업이익 늘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업들의 실적은 모두 부진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부와, 기업, 개인 등 경제주체 3인 모두 과도한 부채로 신음하고 있으며, 2000년대 들어 금융기관의 대출경쟁으로 부동산 버블이 팽창했다. 2008년 이후 유럽, 미국, 중남미 등에서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부실대출이 급증했고, 결과적으로 은행들의 손실이 커졌다. HSBC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HSBC 사업부문의 특징, 매출과 영업이익, 경쟁력 등을 분석했다.




첫째, 현재 HSBC의 자산 규모는 2600조원이 넘으며 세계적으로 700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면 회사의 규모로 인해 경영부실은 급격하게 커진다. 따라서 글로벌 자금흐름을 끊임없이 추적하고 조금이라도 수익성이 높은 시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은 HSBC에게 매우 중요한 숙제다. HSBC는 향후 글로벌 주요 35개 국가가 세계 자금거래의 90%를 장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35개 국가들은 태평양 연안의 아시아국가, 라틴 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에 속해 있다. 2050년까지 이들 시장은 유럽과 북미를 합친 것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50년까지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최근 2년간 HSBC의 매출은 감소하고 있으며 2012년 감소했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013년에는 오히려 증가했다. 2013년 HSBC의 실적 중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영업이익이다. 매출은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26억달러(약 23조원)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2년 보다 약 9%, 19억달러(약 19조원)가 늘어났다. 이러한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적정가격이 변화됐기 때문이다. HSBC가 발행한 채권과 구입한 파생상품 등의 적정가격이 변해 손해가 줄었기 때문이다. 2012년 약 40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던 이 비용들이 10억달러(약 1조원)를 약간 웃도는 정도로 줄었다.

스프레드의 변화와 대출 감손비용(impairment charges)과 신용 위험도의 감소 등으로 약 25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아낄 수 있었고 영업비용이 44억달러(약 4조5000억원)나 감소해서 수익의 감소를 상쇄할 수 있었다. 또한 눈에 띠게 줄어든 부분은 자산의 처분과 재분류 과정이다. 지난 2012년 78억달러(약 7조9000억원)에 달하던 것이 2013년에는 22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그쳤다. 2013년 파나마 지점을 11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매각하고 자산 재분류로 11억달러를 벌어들였다. HSBC는 영업환경이 악화된 주요 국가의 지점을 폐쇄하고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중이다.

2. HSBC의 주요지표


구분

2013 년

2012년

2011 년

매출

587억 9600만달러

(약 60조2070억원)

600억 1900만달러

(약 61조4590억원)

601억 5300만달러

(약 61조5960억원)

증감율

-2%

-0.2%

-

영업이익

225억 6500만달러

(약 23조1060억원)

206억 4900만달러

(약 21조1440억원)

218억 7200만달러

(약 22조3960억원)

증감율

9.3%

-5.6%

-

순이익

178억달러

(약 18조 2270억원)

153억 3400만달러

(약 15조 7020억원)

-

증감율

16.1%



-





마지막으로 HSBC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글로벌 85개 국가를 연결하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다. 세계 85개국에 지점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다른 경쟁 은행들보다 다양한 시장정보에 접근이 빠르다. 2050년 후까지 예상하는 자료들을 내놓을 수 있는 것도 다양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세계 자금 흐름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HSBC는 이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한 발 앞서 돈이 되는 시장을 파악해 투자하고 있다. 다른 경쟁사들이 아직 신경을 쓰고 있지 못하는 라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도 이미 투자를 시작했고 투자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또한 HSBC의 방대한 네트워크는 위험을 분산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각 지점들의 분산된 투자 자체가 일종의 분산투자이기 때문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자산들만 잘 운용해도 많은 차액을 남길 수가 있다.

자금세탁 등 불법거래 비난 높지만, 선제적 신흥국투자로 미래전망 밝아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거품붕괴와 부실대출 증가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HSBC의 구체적인 활동계획들을 보면 현재 상태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HSBC는 사업을 지금보다 확장시키고 배당금도 늘릴 계획이다. HSBC의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는 배당금이 다른 회사들보다 높다는 것이다. 현재 배당금 지급 비율이 5%에 달하는데 배당금 증가율도 연 10%정도 된다. 2013년에 지급된 배당금은 종합 주당 49센트다. 이것은 2012년보다 4센트 증가한 양인데 9% 상승한 것이다. 지급한 총 배당금은 92억달러에 달하며 2012년보다 9억달러 상승했다.




HSBC가 이렇게 배당금 지급을 하면서도 영업이익이 좋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영업 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국영 은행을 제외한 일반 은행의 수익이 이렇게 높을 수 있는 이유는 리스크를 크게 잡기 때문이다. HSBC는 정치적으로 아직 안정되지 않은 아프리카 같은 지역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HSBC가 발표한 전략들에도 큰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 반드시 들어간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는 특히 은행 같은 금융업에서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산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부분적인 개별 시장에서의 리스크를 높게 잡아도 손실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사업장들이 다양한 곳에 분산되어 있다 보니 각 국가간의 기준이 상이해서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국제기준을 무시한다는 지적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활동 중이던 목재회사들이 산림을 지나치게 훼손한 관계로 소송이 걸린 일이 있었다. 이 때 말레이시아 경찰이 HSBC에게 고객정보 공개를 요구했으나 HSBC가 이를 거부한 일을 계기로 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비난이 제기됐다. 특히 홍콩 같은 경우는 조세 혜택을 부여하는 관계로 아시아 여러 국가의 부호들이 HSBC를 자금 세탁 및 비자금 조성, 불법 증여 등에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HSBC가 고객정보 관리를 꽤 철저히 해 국제적 비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HSBC도 이를 의식해서 운영과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제 기준 준수를 위한 조치들을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금융 범죄에 적극 맞설 것이라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아직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서 고객 정보 공개가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HSBC가 검은 돈을 받아서 성장한 회사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HSBC는 은행치고는 꽤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는 회사고, 이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현재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성장을 보면 HSBC의 전망이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런던 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를 달성하는 일은 아무 기업이나 할 수 없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아프리카나 라틴아메리카의 정치적 상황이 안정되면 HSBC의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